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한국의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끌어내렸다. 지난 2월에 제시한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낮다.
무디스는 17일 ‘세계 경제 전망’을 내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경제 상황이 상당히 바뀌었다”며 지난달 내놓은 주요 20개국(G20)의 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우선 G20의 올해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2월 4.3%에서 3.6%로 0.7%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하향 조정 이유로 △공급망 차질 악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상당 기간 제조 원가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고 △고도로 통합된 세계 경제에서 금융과 실물 경제 혼란 △지정학적 리스크 상승에 따른 추가 경제 비용 등을 꼽았다.
유럽 나라들의 전망치가 크게 떨어졌다. 독일이 3.8%에서 1.8%로 2.0%포인트 낮아진 것을 비롯해 영국(4.3%→2.8%), 프랑스(3.8%→2.7%), 이탈리아(4.3%→3.2%) 등도 큰 폭의 하향 조정을 면치 못했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유가 상승에 따른 생산 비용이 상승한 영향으로 보인다.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는 올해 전망치가 -7.0%로 주요 20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미국(3.7%)과 캐나다(4.0%)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종전 전망치에 견줘 각각 0.3%포인트, 0.1%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일본(2.9%)도 0.3%포인트 하락하는데 머물렀다. 무디스는 “한국과 일본은 반도체와 차를 포함한 첨단 제품 제조를 위한 핵심 소재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 비용이 올라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두 나라의 경제 성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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