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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연준, 고물가에 ‘빅스텝+양적긴축’ 꺼내…한국 경제에도 경고음

등록 2022-04-07 17:41수정 2022-04-08 02:43

3월 FOMC 의사록 공개
이르면 5월에 0.5%p 인상, 자산매각 동시 시행
한국 자금 유출, 환율 상승, 경기 둔화 가능성
한국은행 추가 기준금리 인상 고차방정식 직면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 1월 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EPA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 1월 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EPA 연합뉴스

미국이 8%(상승률)에 육박한 ‘고물가’를 잡기 위해 초강도 긴축에 들어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르면 5월부터 정책금리 인상과 양적긴축(QT)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22년 만에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도 추진한다. 연준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중의 돈을 빨아들이면 한국 경제는 외국인 자금 유출, 원화가치 하락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연준의 긴축으로 미국과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경우 한국도 경기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된다.

“물가 전쟁 수단 다 꺼냈다”

6일(현지시각) 공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연준은 지난달 15~16일 회의에서 물가를 잡기 위한 모든 긴축 수단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정책금리를 0.25%포인트(0~0.25%→0.25~0.5%) 올리면서 향후 회의에서는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빅스텝)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연준이 2000년 5월 이후 빅스텝에 나선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또한 연준은 이르면 다음 회의(5월)부터 양적긴축도 함께 진행한다. 양적긴축은 중앙은행이 보유 자산을 처분해 시중 유동성을 직접 거둬들이는 조처다.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을 함께 진행해 시중 유동성을 매우 빠르게 빨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과거 연준은 금리 인상(2015년 12월)과 양적긴축(2017년 10월)을 2년 가까이 시차를 두고 진행한 바 있다. 자산 처분 규모도 월 최대 950억달러(국채 600억달러+주택저당증권 350억달러)로 이전(2017~2019년) 양적긴축(월 최대 500억달러) 당시에 견줘 두 배에 이른다.

한국 실물 경제 타격 불가피

국내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인 터라, 미국의 고강도 긴축 영향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우선 돈의 물줄기가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과정에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 자금이 급격히 이탈되거나 달러로 돈이 몰리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원화가치 하락)가 가팔라질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폭이 급격히 커질 경우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빚어지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 부담과 환율 불안은 심각해질 여지도 있다.

이런 흐름은 한국은행과 정부를 진퇴양난으로 몰고 갈 수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과 환율 불안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금리 인상은 저금리 시기에 크게 불어난 민간 부채의 부실화와 채무 상환 비용 증가에 따른 소비 및 투자 여력 축소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채무 상환 여력이 부족한 취약 계층과 좀비 기업들의 재무 위험이 크게 불거질 우려가 있다. 재정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도 경기 대응과 물가 상승 간의 균형점을 찾기 어려워진다.

이외에도 미 연준의 초강력 긴축 조처가 미국은 물론 세계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상황도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으로선 달갑지 않은 상황 전개다.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지난 5일(현지시각) “연준의 적극적인 긴축 정책이 내년 말 미국의 경기침체를 촉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1년 뒤 경기침체 확률을 38%로 추정했다.

국내외 금융시장은 이미 흔들흔들

국내외 금융시장은 경기 둔화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불안한 모습이다. 시장은 일단 금리 인상보다 연준의 보유 자산 축소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연준 의사록 공개 이후 미국의 장기금리(국채 10년물)는 2.6%를 뚫었다. 반면 통화정책의 영향을 받는 단기금리(2년물)는 2.5%로 되레 하락했다. 빅스텝 가능성은 어느 정도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의미다.

국내 증시도 연준의 자산축소 여파를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케이비(KB)증권은 코스피가 2500선 전후까지 밀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경기 둔화와 연준의 긴축이 맞물렸던 시기의 코스피 하락폭(고점 대비 평균 24%)을 적용한 수치다. 만약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뜻하는 경기침체(가능성 30%)를 수반한다면 코스피 하단은 2100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아무리 완만한 경기침체라도 코스피가 35% 이상 떨어지지 않은 적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7일 코스피는 외국인의 거센 순매도(7710억원) 속에 전일보다 1.43%(39.17) 하락한 2695.86으로 마감했다. 13거래일만에 2700선이 무너진 것이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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