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노동조합(노조)이 이창용 신임 총재에 대해 “난파선을 정상화하는 구원투수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평가를 내놨다. 대다수 한은 노조 조합원들은 이 총재 취임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한은 노조는 20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 연말 실시한 노동조합 설문조사에서 조합원들은 내부 출신 총재에 대한 실망감을 강하게 표출한 바 있다”며 “조직에 대한 자긍심 하나로 버텨온 직원들이 내부출신이 아닌 외부출신을 선호한다는 이례적 답변을 내놓은 것은 한은 경영진의 부끄러운 민낯이며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조직원들의 아픔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한은은 정부 눈치 보기와 소극적 정책수행 등으로 ‘척하면 척’, ‘면밀한 모니터링만 하는 한국은행’ 등 국가 경제의 싱크탱크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스스로 옭아맨 측면이 있고, 이로 인해 한은의 위상과 영향력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창용 신임 총재는 이러한 패배주의에 물든 조직 문화를 쇄신하는 동시에 한은이 대외적으로 국가와 지방자치정부, 민간부문 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활용도가 높은 개방형 조직이 될수록 힘써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3월25일~4월1일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총 785명 중 56%(443명)의 조합원들이 이 신임 총재의 취임에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판단보류는 39%(310명)였으며, 부정적 답변은 4%(32명)로 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 총재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 총재는 오는 21일 취임해 4년 임기를 시작한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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