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은행들이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잇따라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서울 시내 우리은행 지점 모습. 연합뉴스
은행권 대출 규제 완화로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0.04%포인트 소폭 내려갔다.
한국은행은 29일 ‘2022년 3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통해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3.84%로 전월(3.88%)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은행권 대출 문턱 낮추기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줬다. 작년 하반기 강한 규제를 시행했던 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서서히 대출 빗장을 열고 있다. 대출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2004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지표 금리’가 상승했지만, 일부 은행이 우대금리를 인상하면서 규제 완화에 나섰다”며 “관련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전월보다 내려갔다”고 말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에도 전체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0.05%포인트 상승했다. 3월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3.93%에서 3.98%로 올라갔다. 이는 은행권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전월(5.33%)보다 0.13%포인트 상승한 5.46%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대출 금리에 기준이 되는 ‘시중 금리’가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 긴축 행보로 연일 들썩인 여파다. 대표적인 시중 금리인 국고채 3년물은 지난달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바 있다.
3월 비은행권 일반 대출 평균 금리는 상호저축은행(0.14%포인트), 신용협동조합(0.06%포인트), 상호금융(0.06%포인트), 새마을금고(0.18%포인트) 등에서 모두 전월보다 상승했다.
향후 가계대출 금리 추이는 중앙은행 긴축과 은행권 규제 완화 영향을 동시에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은행 긴축은 상방 압력으로, 은행권 규제 완화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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