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대학생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 간담회에서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역대 최장수 경제부총리 기록을 남긴 홍 부총리는 오는 9일 이임식을 하고 공직을 떠난다. 그는 3년 5개월 부총리 재임 기간 추가경정예산만 7번 편성한 기록도 세웠다. 코로나19 위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경제 수장으로서 2년 반 동안 최일선 현장에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수습하는 역할을 했다”며 “방역을 강화하면서도 민생 회복 노력을 함께하는 등 정책의 균형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또 “단기적인 위기나 경제 현안 대응뿐 아니라 한국판 뉴딜, 2050 탄소 중립 정책 등 미래를 대비한 정책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이루지 못한 걸 재임 중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꼽으며 새 정부를 위한 당부도 전했다. 그는 “한국판 뉴딜은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다음 정부에서도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되길 바란다”면서 “우리나라 국가채무의 절대적인 규모는 양호하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이 올라가는 속도가 너무 가팔라 각별히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정부 때 국회에서 구속력을 갖춘 재정준칙(재정 지표를 관리하는 규범) 법제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또 홍 부총리는 “2011년부터 12년째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다음 정부에서 빨리 제정돼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많은 성장 동력과 부가가치, 고용 기회가 만들어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후보자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잘 알고 지내고 저와 생년월일도 똑같은 분이다. 후임 부총리가 한국 경제를 이끄는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첫 국무조정실장(장관급)과 2기 경제팀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연이어 맡았다. 그는 “5년 내내 장관직을 수행할 기회를 준 문재인 대통령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국가와 국민, 정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걸 자긍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공직을 떠난 뒤엔 정치에 발을 들이지 않고 경제 부처에서 37년간 일하며 쌓은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한국 경제에 기여할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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