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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치솟는 물가에 미 연준 극약처방 나서나…한국도 ‘6%’ 가능성

등록 2022-06-12 15:32수정 2022-06-13 02:44

1981년 말 이후 최고치…물가 아직 ‘정점통과’ 아냐
금리정책수단으로 물가급등세 멈추기 어렵다 분석도
15일 연준, 빅스텝 넘어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도
2022년 6월10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슈퍼마켓에서 소비자가 쇼핑을 하고 있다. 맨해튼/로이터연합뉴스
2022년 6월10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슈퍼마켓에서 소비자가 쇼핑을 하고 있다. 맨해튼/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6%(전년동월 대비)로 4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물가의 ‘정점 통과’ 확인을 기대했던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더 공격적인 통화긴축을 내다보는 분위기가 점점 더 형성되고 있다. 바야흐로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며 퍼지고 있는 것이다. 수입 물가에 많이 의존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도 이달 6%대에 올라설 공산이 커졌고, 당장 15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넘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이상 인상)을 밟을 가능성마저 대두하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 5월 소비자물가 상승율은 시장 예상치(8.3%)보다 높았다.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4월 상승률(8.3%)과 같아질 경우 물가의 ‘정점 통과’를 확인할 수 있었을텐테 오히려 재차 더 높아졌다. 전월 대비 상승률(1.0%) 역시 금융시장 전망치(0.7% 상승)를 웃돌았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5월 근원 소비자물가도 전년대비 6%, 전월대비 0.6% 올라 월가 예상치보다 0.1%포인트씩 높았다. 이에 10일 뉴욕 증시 3대지수는 2.73%~3.52% 급락했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3.17%대까지 급등했다.

금리인상은 약 2년 넘게 시차를 두고 다양한 파급경로를 통해 소비·투자에 영향을 주는터라 ‘물가 조준’ 금리대응의 효과를 지금 판단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뛰는 물가에 정책금리로 대응하는 타이밍에서 적어도 9개월정도 때를 놓친 미 연준이 뒤늦게 5월 초 부랴부랴 빅스텝까지 밟았으나 금리 수단으로는 물가 급등세를 멈춰 세우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물가 급등세는 코로나 이후 억눌려왔던 소비 분출에다 곡물·원자재 공급 쪽에서 한꺼번에 겹치며 동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관계 악화 이후 세계경제가 경제적 비용 효율성을 추구해온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안정화를 추구하는 글로벌 ‘공급망’ 정책으로 확연히 바뀌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곡물·원자재 가격의 일시적 급등을 넘어, 수십년간 세계화가 선물해온 ‘낮은 물가 체제’를 근본적으로 깨뜨리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 30년간 이어진 세계화에 마침표가 찍혔다”고 말했다.

연준이 오는 14~15일 열리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더욱 공격적인 통화긴축을 단행하고, 9월 이후에도 강도 높은 금리인상을 이어갈 거라는 예상이 확산되고 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와 제프리스,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번에 연준이 빅스텝이 아니라 예상 밖의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2%로, 1998년 9월(9.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도 5월(5.4%)에 이어 6·7월에 6%대를 보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더 공세적으로 정책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스태그플레이션까지는 아니더라도 경기 둔화와 고물가가 맞물리는 ‘슬로우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제기된다. 최근 세계은행은 “많은 나라에서 경기후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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