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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래로 가는 길, 기술을 넘어 사람으로

등록 2022-06-21 09:42수정 2022-06-21 10:33

제1회 한겨레 ‘사람과 디지털포럼’

인공지능·플랫폼·알고리즘 기술로
일상생활·산업 전반 편의성 증대 불구
개인정보 침해·양극화 확대·고용 불안정
새로운 부작용과 숨겨진 그늘도 짙어

신기술은 신기함으로 나타나 편리함과 유익함의 이름으로 확산되지만 그 기술이 살아남느냐는 확산과정에서 만나는 골짜기를 무사히 건너는지에 달려 있다. 악용 세력의 어뷰징과 기술 확산과정에서 부딪히게 되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라는 골짜기다.

오늘날 인류의 삶을 혁신시키고 있는 디지털과 모바일 기술도 악용과 부작용의 골짜기를 만난 상황이다. 디지털 전환은 일상생활과 산업 전반에 걸쳐 많은 편의와 기회를 가져왔지만 새로운 부작용과 그늘도 짙다. 개인정보 침해, 허위정보, 사이버 괴롭힘, 알고리즘 차별 및 편향성과 같은 병리적 현상도 심각하다. 양극화 확대, 고용과 직업의 불안정, 여론과 민주주의의 위기와 같은 문제는 사회 통합과 발전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디지털 기술에 따르는 부작용의 공론화와 국제적 차원의 접근도 활발해지고 있다. 공동체를 위협하는 기술과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유럽연합에서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사회적 논의와 규제도 국제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인공지능, 플랫폼, 알고리즘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와 편리함이 늘고 있지만, 기술혁신과 편의만을 앞세운 서비스와 기업이 외면받고 추락하는 사례도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다. 막대한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에 대한 고려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플랫폼 산업, 알고리즘 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사회문제 해결에도 더욱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접근을 요구한다. 효과적인 해결책이 어려운 디지털 사회의 복합적 문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해 주체들이 참여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다. 디지털 사회에 적합한 효과적이고 유연한 새로운 사회적 협약과 거버넌스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창의성과 기술혁신 시도를 가로막지 않으면서 개인과 사회를 보호하는 길을 찾는 작업이 필요한 때다.

오는 23일 성남시 그래비티서울판교 호텔에서 열리는 제1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포럼에는 3명의 저명 국외 연사들이 기조연설자로 방한하고 국내의 전문가들이 식견과 통찰을 선사한다. <이코노미스트> 수석편집자이자 <노동의 미래> 저자인 라이언 아벤트가 “플랫폼 경제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사회규약”을 주제로 개막연설을 한다. 플랫폼 독점의 폐해가 커지면서 기업 책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아벤트는 혁신과 규제의 조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는 어떻게 가능한지, 디지털 자동화로 인한 사회적 부는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지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이어 잔드라 바흐터 옥스퍼드대 교수가 “빅테크의 알고리즘, 인간화 방안의 모색”을 주제로 두 번째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이용자 관심사에 맞춤화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은 편향 정보에 갇히면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바흐터 교수는 차별로 이어질 수 있는 알고리즘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윤리적 알고리즘을 위한 빅테크의 역할, 좋은 사회를 위한 인공지능의 활용방안도 다룰 예정이다.

세 번째 기조연사는 옥스퍼드대 선임연구원이자 영국 총리 정책자문관을 지낸 대니얼 서스킨드다. 대니얼 서스킨드는 “디지털시대, 부각될 인간능력과 기업경쟁력”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빅테크가 지배하는 탈노동의 시대, 일의 의미와 삶의 의미를 질문하고, 미래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해 강연한다. 아울러 빅테크의 영향력이 경제만이 아니라 정치 영역에서도 증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책임과 규제를 위한 방안도 펼쳐낼 예정이다.

오후 세션에서는 김초엽 작가가 “당신의 우주정거장을 상상해보세요”라는 주제의 점심특강을 진행하고, “메타버스, 인터넷의 미래인가 환상인가”를 주제로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위정현 중앙대 다빈치가상대학 학장이 ‘이슈 대담’을 펼친다. 특별세션에서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실리콘밸리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과 노력이 필요한지를 주제로 벤처투자업계의 박희덕 트랜스링크 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손재권 <더밀크> 대표가 사례발표와 대담을 펼친다.

‘사람과디지털 포럼(www.lifeindigitalforum.org)’은 디지털과 빅테크, 플랫폼 환경에서 불거지는 새로운 사회적 경제적 문제들을 논의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논의의 마당으로,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매년 6월 개최한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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