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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물가냐 성장이냐…‘자이언트 스텝’ 뒤 만남 잦아진 부총리·한은 총재

등록 2022-07-04 16:00수정 2022-07-05 02:46

경제팀, 18일 만에 재회동
‘물가안정’서 ‘거시경제 위험’으로 초점 변해
부총리는 한은총재와 비공개 만남
윤석열 정부 경제팀이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조찬 간담회를 했다. 왼쪽부터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기획재정부 제공
윤석열 정부 경제팀이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조찬 간담회를 했다. 왼쪽부터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기획재정부 제공

뛰는 물가 잡으려다 경기까지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재정·통화 정책 수장들의 만남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물가 관리와 성장 사이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 경제팀은 4일 오전 7시 서울 중구 명동1가 은행회관에서 조찬 간담회를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며 1시간가량 머리를 맞댔다. 경제팀은 지난달 16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18일 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달 회동은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직후 이뤄졌다.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날 간담회의 주제는 달랐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공급망 차질, 금리 인상 등 현재의 경제 복합위기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경제팀의 진단과 전망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 대응의 초점은 한 달 전 ‘물가 안정’에서 가계부채, 기업 자금 상황 등 금리 상승이 초래할 ‘거시 경제 위험’ 으로 바뀌었다. 경제팀은 이날 비공개 식사 이후 낸 보도자료에서 “금융·외환시장, 가계부채 및 소상공인·청년층 등 취약 차주 부채, 금융기관 건전성, 기업 자금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엔 “물가 안정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는 공통 인식 아래 총력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했으나 우선순위가 바뀐 셈이다.

눈길을 끄는 건 오는 13일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추 부총리와 이창용 한은 총재의 만남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둘은 지난주에도 비공개 식사 자리를 가졌다. “금리는 전적으로 중앙은행의 결정 사항”이라면서도 “부총리와 한은 총재가 만나는 것이 뉴스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중앙은행의 공조를 강조한 추 부총리의 평소 말대로 접점이 많아지는 것이다. 이 한은 총재는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가 있어서 오늘은 아무 말씀도 못 드린다”며 말을 아꼈다.

시장에선 한은이 경기 둔화를 우려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기가 부담스러우리라는 것이다. 강민주 아이엔지(ING)은행 서울지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성급한 금리 인상은 소비 회복을 억제할 수 있다”면서 “한은이 이달 0.25%포인트 금리 인상만 단행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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