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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6월 소비자물가 6% 치솟아…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

등록 2022-07-05 09:02수정 2022-07-06 02:12

1998년 11월 6.8% 이후 첫 6%대
‘체감 물가’ 7.4%…외식 물가 8%
“상방요인 많지만 하방요인 불확실”
폭염과 장마 여파로 작황이 나빠지며 채소가격이 오른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뒷짐진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과 장마 여파로 작황이 나빠지며 채소가격이 오른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뒷짐진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제는 육포, 어제는 소시지, 오늘은 순대….” 식품 생산업체에서 일하는 박아무개(30)씨는 원재료비 인상에 따라 제품 판매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품의서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것을 보면서 “무섭게 오르는 물가”를 체감하고 있다. 박씨는 “오늘도 동그랑땡과 핫도그 매입원가가 인상됐으니까 또 판매가를 인상해 달라는 품의서가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 치솟아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골라 작성해서 ‘체감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7.4% 뛰었다. 그중에서도 식품이 7.7% 올라 ‘먹거리 물가’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공급망 재편, 코로나 팬데믹이 겹치면서 전 세계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가장 심각한 물가 충격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제가 민생 현장에 나가 국민 여러분의 어려움을 듣겠다”고 밝혔다.

지난봄 들어 안정세를 찾는 듯했던 농·축·수산물은 오름세를 키우며 소비자 부담을 더 했다. 채소류가 1년 전보다 6%나 오르면서 농산물(1.6%)은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무(40%), 감자(37.8%), 배추(35.5%), 양배추(21.1%)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축산물(10.3%)은 돼지고기(18.6%)와 수입쇠고기(27.2%)를 중심으로 올라 지난달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네 식구의 식사를 책임지는 주부 신아무개(56)씨는 “요즘 마트에 장 보러 가면 별로 담은 것도 없는데 20만원을 훌쩍 넘기곤 한다. 식비가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며 “외식 한 번 하기도 무섭다. 동네 족발집도 3만5천원 하던 세트를 이제는 4만원에 팔더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으로 수요가 회복된데다 원재료비가 오르면서 개인서비스 물가도 상승세가 커지고 있다.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8%나 올라 1992년 10월(8.8%) 이후 처음으로 8%대 상승률을 보였다. 갈비탕(12.1%), 자장면(11.5%), 치킨(11%)처럼 자주 찾는 외식 품목도 가격 상승이 가팔랐다. 보험서비스료(14.8%), 대리운전이용료(12.5%) 등 외식 외 물가도 4.2% 올랐다.

농·축·수산물과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세는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 통계청 분석이다. 국제유가 상승이 유류비나 가축 사료비 인상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 압력이 전 분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6월에도 석유류는 1년 전보다 39.6% 오르면서 전체 6% 물가 상승분 가운데 1.74%포인트를 차지했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러시아산 원유 수출가격 상한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방 요인은 많지만, 하방 요인은 불확실하다. 지금처럼 굉장히 빠른 상승 속도를 유지하면 7∼8%대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월부터 2%대로 올라선 뒤 꾸준히 상승폭을 키워왔다. 지난해 4월 처음 2%대로 올라선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를 기록하면서 3%대로 올라서는 데 6개월이 걸렸으나, 이후 상승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3월 4.1%로 4%대까지 5개월 걸렸고, 불과 2개월 만인 5월 5%대로 올라섰다. 물가의 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4% 올라 2009년 3월(4.5%)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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