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정부 보고서에 두 달 연속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언급됐다.
기획재정부는 20일 펴낸 ‘최근 경제동향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과 대면 서비스업 회복으로 내수가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대외 여건 악화 지속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고 향후 수출 회복세 제약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기재부가 매달 내놓는 경기 진단 보고서는 표지가 녹색이어서 ‘그린북’이라고 부른다.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코로나19 이후 최초로 경기 둔화 우려를 거론한 데 이어 이달에도 같은 염려를 드러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국내 실물 지표의 경우 전달보다 소폭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났지만, 해외에서 불안 요인들이 계속 확대돼 ‘경기 둔화 우려’라는 입장을 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국내 산업 생산 지수는 한 달 전에 견줘 0.8% 오르며 반등했다. 숙박·음식점 등 서비스업이 1.1% 증가하며 전체 산업 생산을 견인했다. 내수가 성장을 이끄는 셈이다. 그러나 6월 소비자 물가가 1년 전보다 6% 뛰며 24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앞으로 전망은 썩 밝지 않다. 지난달 소비자 심리 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6.2 하락한 96.4로, 1년4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갔다. 소비 심리가 비관적으로 돌아섰다는 의미다. 6월 수출액도 지난해 6월에 견줘 5.2% 증가하는 데 그치며 증가율이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기재부 쪽은 “민생·물가 안정 대응 강화와 함께 경기 대응 및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정책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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