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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수출 나쁘지 않았는데…8월 무역수지 적자 95억달러 ‘사상 최대’

등록 2022-09-01 14:46수정 2022-09-02 02:42

산업부, ‘8월 수출입 동향’ 발표
1~8월 누적 적자 247억달러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이미 넘어서
14년여 만에 5개월 연속 무역적자
대중국 무역적자 4개월째 지속
에너지 수입액 91.8% 늘어난 185억달러
수출 7% 증가했는데 수입은 28% 급증
반도체 수출 7.8% 줄어…26개월 만에 감소
부산항 신항 부두에 접안한 컨테이너선. 연합뉴스
부산항 신항 부두에 접안한 컨테이너선. 연합뉴스

교역 사상 월 기준 최대 무역적자 기록, 14년만에 처음 5개월 연속 적자, 대중국 적자 넉 달째 지속, 8월까지 누적 적자 연간 최고 기록 이미 돌파, 반도체 수출마저 감소세….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내놓은 ‘8월 수출입 동향(잠정)’엔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으스스한 기록들이 넘쳐났다. 국내외 경기 부진 속에서 수출은 그럭저럭 선방했음에도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에 따른 수입 급증으로 무역수지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분야의 업황 악화가 에너지 수입 가격 급등과 더불어 3대 악재로 꼽힌다.

8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 늘어난 566억7천만달러, 수입은 28.2% 증가한 661억5천만달러로 집계돼, 무역수지가 94억7천만달러 적자였다.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이후 66년 만에 월 기준 최대치다. 경제 규모가 커졌다곤 해도 기존 최고 기록(올해 1월 49억500만달러)의 두배에 가까운 수준이라 긴장감을 더한다.

올해 무역수지는 1월에 이어 4월(-24억7700만달러), 5월(-16억달러), 6월(-24억8700만달러), 7월(-48억500만달러)에도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달까지 이어진 5개월째 무역적자는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14년 4개월 만이다. 8월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47억2천만달러로 불어났다. 연간 기준 최대 적자 기록인 1996년의 206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대중국 무역수지도 3억8천만달러 적자로 5월(-10억9400만달러) 이후 넉 달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높은 에너지 가격, 주요국 긴축 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의 성장세 회복 지연, 수요 악화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이 수출 증가세 둔화와 수지 악화를 유발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8월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억6천만달러(91.8%) 증가한 185억2천만달러로 수입 증가세를 주도하며 무역적자 발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수출 실적 자체만 놓고 보면 크게 나쁘지 않았다. 8월 기준 역대 최대치이며, 기존 최고 실적인 지난해 8월(531억달러)에 견줘 30억달러 웃도는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 수출이 113.6% 늘었고, 자동차는 35.9%, 이차전지는 35.7%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는 글로벌 수요 약화와 가격 하락 등 여파로 7.8% 줄어든 107억8천만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 6월(-0.03%) 이후 2년2개월 만의 역성장 기록이다.

지역별 수출을 보면,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미국·유럽연합(EU) 등에서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은 중국의 성장세 회복 지연 탓에 5.4% 줄었고, 중남미 수출도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4.1% 감소했다.

8월 수입은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과 반도체(26.1%) 및 수산화 리튬, 니켈-코발트 수산화물을 포함한 정밀화학원료(82.8%) 같은 원부자재 수입이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6월 이후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고, 수입 급증세는 그대로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출입)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러-우 사태 같은 외부 변수가 좋아지는 게 없고, 우하향하는 흐름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출 증가율은 5월 21.4%, 6월 5.3%, 7월 9.2%에 이어 8월에도 한 자릿수대에 머문 데 견줘 수입 증가율은 5월 31.9%, 6월 19.3%, 7월 21.8%에 이어 8월에도 30%에 가까운 급증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지난 31일 블로그를 통해 “금년 하반기에도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무역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중 갈등 같은 교역환경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밝혔다. 무역 적자 배경에 대해 한은은 “단기적‧경기적 측면(원자재 자격·글로벌 경기)뿐만 아니라 국내 수출입 구조변화 측면에서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무역 흑자에 크게 기여했던 휴대전화‧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중국 쪽의 추격으로 우리나라 수출이 감소세를 이어가는 터에 수입 구조 측면에서는 글로벌 가치 사슬 참여 확대로 중간재 수입이 추세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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