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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상품수지 10년3개월 만에 적자…한은 “8월 경상수지도 적자 가능성”

등록 2022-09-07 11:53수정 2022-09-07 12:04

7월 경상수지는 10억9천만달러 ‘흑자’ 턱걸이
상품수지는 에너지 수입액 급증에 ‘적자’ 전환
한은 “8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
부산항 신항 부두에 접안한 컨테이너선. 연합뉴스
부산항 신항 부두에 접안한 컨테이너선. 연합뉴스

지난 7월 원유 등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 여파로 재화의 수출에서 수입을 뺀 상품수지가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상품수지를 포함한 경상수지 흑자도 큰 폭으로 감소하며 적자 전환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경상수지도 대외 환경 악화로 기반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7월 국제수지 잠정 통계’를 보면 7월 경상수지는 10억9천만달러(약 1조5천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5월부터 석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그러나 7월 흑자액은 지난해 7월(77억1천만달러)에 견줘 85.9% 급감했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악화 때문이다. 7월 상품수지는 1년 전보다 67억3천만달러 줄며 11억8천만달러 적자를 냈다. 상품수지가 적자 전환한 건 지난 2012년 4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출(590억5천만달러)은 전년 동월 대비 6.9% 늘었지만, 수입(602억3천만달러) 증가폭이 21.2%에 달하며 수출 증가세를 훌쩍 넘어선 여파다. 특히 원유·석탄·석유제품 등 에너지류 수입액이 73.7% 늘며 전체 원자재 수입액도 1년 전보다 35.5% 불어났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상품 수출은 석유제품 등 수출 주력품목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대중국 수출 감소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했다”며 “상품 수입은 원유 등 에너지류 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이 급증하고 자본재 등도 확대되며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7월 서비스수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억2천만달러 증가하며 3억4천만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수출화물운임이 상승해 운송수지 흑자 규모가 3억6천만달러 늘며 서비스수지 흑자 전환을 견인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수지 흑자 감소(4억2천만달러) 등으로 지난해 7월에 견줘 5억7천만달러 줄어든 22억7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7월 중 1억8천만달러 늘어났다. 내국인 해외 직접 투자가 56억7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직접 투자가 22억6천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주식 등 증권 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32억4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42억2천만달러 늘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8월 무역적자(수출액-수입액)가 66년 만에 최대인 94억7천만달러에 이르며 한은이 집계해 다음달 초에 발표할 8월에는 상품수지와 경상수지가 함께 적자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 부장도 “8월 무역수지가 이례적으로 큰 폭의 적자를 보이며 상품수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8월 경상수지도 현재로서는 적자 전환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관세청이 발표하는 무역수지는 수출 통관 신고를 하고 관세선을 통과하는 재화를 수출로 집계하는 까닭에, 국내 기업이 해외 가공·중계 무역 등을 통해 국외로 수출하는 재화까지 수출액에 포함하는 상품수지보다 수출 규모가 작게 반영된다. 하지만 지난달 역대급 무역적자를 내며 상품수지 흑자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8월 상품수지를 포함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다면 올해 4월(7900만달러 적자) 이후 4개월 만이다. 4월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결산배당금 지급이라는 계절적 특수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앞서 지난 5일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종합적인 대외 거래 지표인 경상수지도 높은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월별로는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중국 등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인해 무역수지가 악화하면서 향후 경상수지 흑자 축소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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