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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두 달째 물가상승 주춤…전망은 여전히 불안

등록 2022-10-05 16:15수정 2022-10-06 02:42

9월 소비자물가 오름폭 두달 연속 축소
‘7월 정점’이었을 가능성…이후에도 5∼6%대 관측
수요 확대에 주요국 감산 등 물가불안 여전
이마트 제공
이마트 제공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오름폭(이하 전년동월대비)이 2개월 연속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10월 이전에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내려가리라는 정부 예상이 일단 맞아떨어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물가 고공행진이 예상되는데다, 환율 상승·산유국 감산 등 물가를 들썩이게 할 변수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지수는 108.93(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5.6% 올랐다. 물가 상승 폭은 지난 5월 5.4%에서 6월 6.0%, 7월 6.3%를 찍고 8월 5.7%, 9월 5.6%로 두 달 연속 축소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높지만 늦어도 10월에는 정점이 되거나, 소망컨대 정점이 지났기를 희망한다”며 “물가 수준이 높지만 조금씩 내려가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도 이날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했다. 지난 6∼7월이 물가 상승의 정점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물가 오름세 둔화를 견인한 건 국제유가 하락이다. 지난달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6.6% 오르며 상승 폭이 8월(19.7%)보다 줄었다. 이 요인이 8월 대비 9월 물가 상승률을 0.15%포인트 낮췄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6월 배럴당 115.7달러에서 9월 90.6달러로 석 달 만에 22% 내렸다.

석유류와 가공식품을 포함한 공업제품도 상승 폭이 8월 7.0%에서 지난달 6.7%로 둔화했다. 농축수산물(6.2%)과 공업제품(6.7%), 전기·수도·가스 등 공공요금(14.6%)도 일제히 오름세가 꺾였다. 소비자가 자주 많이 구매하는 품목가격을 조사한 체감물가(생활물가지수)와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달 6.5%, 12.8% 올랐다. 그러나 한 달 전과 견준 상승 폭은 각각 0.3%포인트, 2.1%포인트 축소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가 정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예측한 대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총리 말대로 7월이 물가 정점이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물가가 ‘뚜렷한 안정세’로 돌아서기까진 갈 길이 멀다는 점이다. 지난달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4.2% 오르며 8월(4.1%)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외식 물가는 9.0% 뛰며 1992년 7월(9.0%) 이후 3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식을 포함한 개인서비스 물가(6.4%)도 24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기름값이 안정되자 이번엔 수요가 들썩이는 셈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오름세가 확대된 외식 물가와 가공식품 등은 가격이 한 번 오르면 쉽사리 내리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서비스 가격 등이 고공 행진하며 고물가를 지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기조적 물가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인 ‘근원 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지난달 4.1% 오르며 상승 폭이 전월 대비 0.1%포인트 더 커졌다. 이 같은 수요 확대 영향 등으로 국내 물가가 적어도 연말까지는 5∼6%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한은 쪽 시각이다.

당분간 물가 하락보다 상승 쪽 요인이 많다는 것도 우려할 만한 점이다. 이달부터 전기·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된데다, 달러당 1400원을 돌파한 환율도 수입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유국들의 감산, 미국 등 주요 7개국(G7) 주도로 연내 도입 예정인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등 공급 요인에 따른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도 크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5% 뛴 배럴당 86.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국 감산 소식에 지난달 26일(76.71달러) 이후 6거래일만에 가격이 약 13% 치솟았다.

고물가 대응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은은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한은 관계자는 “비록 물가 오름세가 꺾였다 해도 5%대는 굉장히 높은 숫자”라며 “향후 상당 기간 물가 상승률이 5∼6%대를 이어갈 거라는 전망은 기존 통화 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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