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DC)의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1층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DC)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8분가량 얼굴을 맞댔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건물 1층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끝난 직후다.
추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 공제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양쪽은 이를 위한 협의를 계속하고, 외화 자금 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생기면 협력 방안을 마련하자는 기존 협의 내용도 다시 공유했다. 이날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얘기는 양쪽 모두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짧은 회동 직후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선물을 주고받았다. 추 부총리는 옐런 장관 이름을 새긴 거북 모양의 돌 도장을 선물했다. 한국과 미국의 돌처럼 단단한 협력 관계를 강조한 것이다. 옐런 장관은 미국 재무부 건물이 그려진 그림을 추 부총리에게 건넸다.
이번 선물 교환은 실무진 간 미리 논의해 준비한 것이라고 한다. 세계 경제 패권을 쥔 미국의 경제 수장인 옐런 장관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영국, 우크라이나, 인도네시아 등으로부터 기념우표를 선물로 받았다. 옐런 장관의 취미가 우표 수집이라고 잘못 알려졌기 때문이다. 기재부 쪽은 그의 진짜 취미가 우표 수집이 아닌 광물과 암석 수집이라는 정보를 얻어 돌 도장을 선물로 준비했다. 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장에서 굳은 얼굴로 빠져나온 옐런 장관은 추 부총리 특유의 농담과 한국 정부의 ‘맞춤형 선물’에 웃음을 보였다.
이날 추 부총리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아이엠에프 총재와도 면담하며 현재의 경제 상황과 정책 방향에 관한 견해를 나눴다.
워싱턴/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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