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반도체 웨이퍼 위에 포토 레지스트(감광액)를 코팅하는 모습. 웨이퍼를 빠르게 회전시키면 고른 막이 형성된다. 동진쎄미켐 제공
반도체 기초소재 제조 기술, 고해상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를 위한 핵심부품 제조 기술, 자동차용 연료전지 스택용 핵심 소재·부품 제조 기술, 광학 가공장비 제조 기술….
정부가 지정한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분야 ‘핵심전략기술’들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이듬해인 2020년 처음 선정됐으며, 모두 100개에 이른다. 정부는 소부장 산업 강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이를 150개로 늘리기로 했다. 핵심전략기술로 지정되면 국가 연구·개발(R&D), 세제, 규제 신속처리(패스트 트랙)에서 지원을 받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소부장 경쟁력강화위원회를 열어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을 150개로 확대해 중점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새 정부 소부장 정책 방향’을 내놓았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소부장 공급망 확보가 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산업부는 “일본 수출 규제 대응 중심의 소부장 정책을 통해 대일 의존도가 역대 최저(올해 상반기 15.4%)를 기록하는 등 일부 성과를 거뒀지만, 소부장 대중국 의존도는 지속 증가(2012년 24.9%→올해 상반기 29.6%)하고,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워, 지난해에는 ‘요소수 사태’에 적기 대응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5개월에 거쳐 20여명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한 기술적 검토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기존 100대 기술 중 13개를 삭제하고 63개 신규 기술을 추가한 총 150개 후보군을 발굴해 이날 경쟁력위에서 심의·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분야는 기존 17개에서 32개로 늘었다. 주영준 산업정책실장은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소재(불화수소 등) 중심에서 패키징 후공정, 증착과 같은 공정기술까지 확대했고, 메모리 반도체 기술 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기술까지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10개에서 14개로, 자동차 13개에서 14개, 기계금속 38개에서 44개, 전기전자 18개에서 25개, 기초화학 4개에서 15개, 바이오 분야는 0개에서 5개로 늘었다.
산업부는 이번에 확정된 150개 핵심 기술을 이번 주 중 고시(‘핵심전략기술 및 핵심전략기술과 관련된 품목, 핵심전략기술 선정·재검토 세부 절차 등에 관한 고시’)할 예정이다. 해당 기업은 환경·고용 규제 완화 특례, 국내외 소부장 기업 출자·인수 세액공제, 국가기술개발 과제 민간부담금 완화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산업부는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핵심전략기술을 주기적으로 재검토해 개편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