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인근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직 1차 공동파업 지지 노동-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입은 조끼에 “비정규직은 살고싶다”라는 구호가 쓰여 있다. 김혜윤 기자
정규직의 출산 확률이 비정규직의 두 배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종사자 특성에 따른 혼인율 및 출산율 비교 분석’ 보고서를 내어, 정규직과 대기업 종사자의 혼인과 출산 확률이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종사자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를 보면, 비정규직은 한 해 동안 100명 중 3.06명이 결혼하는 반면 정규직은 100명 중 5.06명이 결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대비 정규직의 결혼 확률은 1.65배다. 대기업과 중소기업(300명 미만) 종사자의 결혼 확률을 비교해보면, 중소기업은 100명 가운데 한 해 4.23명이, 대기업은 6.05명이 각각 결혼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중소기업 대비 대기업 종사자의 결혼 확률은 1.43배다.
이 연구는 한국노동패널(2001~2020년) 데이터의 15~49살을 대상으로 나이·성별·교육수준·거주지역 등 개인 특성이 일정하다고 가정하고 종사자 특성에 따라 한 해 동안 결혼을 하거나 출산할 확률을 모형 분석한 것이다.
출산율에서도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종사자 간 격차가 나타났다. 정규직의 출산 확률은 비정규직의 1.89배, 대기업 종사자의 출산 확률은 중소기업 종사자의 1.37배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둘째를 출산할 확률은 종사자 지위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보고서는 비혼 출산 비중이 높은 외국과 달리 한국은 혼인율과 출산율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진단했다. 결혼을 통한 출산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59.3%인 반면 우리나라는 97.8%에 이른다. 한국 여성의 첫 출산 나이는 오이시디 평균(29.2살)보다 높은 32.3살이다. 유진성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최근에는 지속적으로 혼인율이 떨어지고 만혼화 경향이 심화하고 있는데, 이는 출산 연령의 상승과 저출산 심화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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