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라임펀드 사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문책경고’ 중징계

3∼5년 금융사 임원 취업 제한…연임 불투명해져
우리은행은 사모펀드 신규판매 3개월 동안 정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한겨레> 자료사진

1조7천억원대 대규모 환매중단을 초래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문책경고 징계를 받았다. 문책경고는 일정 기간 금융회사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로, 우리금융그룹 회장직 연임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위원회는 제20차 정례회의를 열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게 문책경고 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또한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같은 위법사항에 대한 제재로 우리은행에 사모펀드 신규판매를 3개월 동안 정지하도록 하는 업무 일부정지도 의결했다. 금융위는 이날 우리은행이 설명서 교부 의무나 투자광고 규정을 위반한 사항에 대해서는 지난 7월 과태료 총 76억6천억원을 먼저 부과했다고 밝혔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주의-주의적경고-문책경고-직무정지-해임권고' 5단계로 나뉜다. 문책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분류되는데, 문책경고를 받으면 3~5년 동안 금융회사 임원으로 일할 수 없다. 손 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내년 3월 만료된다. 이번 제재로 손 회장의 연임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이 금융당국 제재에 대해 징계효력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징계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걸고 연임을 시도할지 주목된다.

손 회장은 지난 2020년 금융위로부터 국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F) 손실 사태에 대해서도 문책경고를 받았는데,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손 회장이 1·2심 모두 승소하고, 대법원 판결만 남겨두고 있다.

이번 징계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지 1년 6개월여 만에 내려진 최종 결론이다.

지난해 4월9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라임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과 손 회장(라임펀드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 등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불완전 판매 위반 등 혐의로 제재를 의결하면서 손 회장을 상대로는 문책경고 상당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에서 결정된 조치안은 금융위로 넘어가 안건소위에서 개략적인 처리 방향을 심의한 뒤 정례회의에 올려 확정된다.

라임펀드 사태는 지난 2019년 1조7천억원에 이르는 환매중단으로 대규모 투자손실과 금융시장 혼란을 불러온 대형 금융사고다. 환매중단은 투자자가 투자한 자산을 회수하려고 해도 자산운용사가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돈을 마련하지 못해 투자금을 되돌려주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은행이 주요 판매 창구 노릇을 했는데, 부실 징후를 파악했음에도 계속해서 펀드를 판매해 문제가 된 바 있다.

고한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