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닷새째인 28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차가 경찰 에스코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파업이 닷새째로 접어들면서 전국 12곳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소보다 80% 가까이 줄어드는 등 물류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항만 장치율, 반출입량 동향’을 보면,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7587TEU(1TEU는 20피트 분량 컨테이너 1대분)였다. 이는 지난달 매일 같은 시간대(오후 5시∼오전 10시) 12개 항만 반출입량 평균 3만6655TEU의 약 21%에 그치는 수준이다.
특히 광양항, 평택·당진항, 울산항은 컨테이너 반·출입이 거의 중단된 상황이다. 광양항에서는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컨테이너 화물 2TEU만 반·출입됐고, 평택·당진항과 울산항에서는 각각 8TEU만 반출입됐다.
다만 항만의 컨테이너 보관 능력에 견준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인 장치율은 62.4%로 지난달 평균 64.5%보다 낮아 아직 여유가 있다. 항만업계에서는 장치율이 90%를 넘어서면 수입 화물을 싣고 온 배가 컨테이너를 내리지 못하고 다시 떠나야 하는 비상 상황으로 본다.
항만 사정과 별개로, 국토부는 시멘트·철강·정유 업계를 중심으로 출하 차질이 빚어지고 있거나 곧 빚어질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토부는 “레미콘 업계는 29일께부터 전국적으로 레미콘 생산이 중단돼 전국 곳곳의 건설현장 공사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철강업의 경우 주말 하루 평균 출하량이 4만6천톤이지만, 전날에는 절반이 채 되지 않는 2만2천톤이 출하됐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정유업에서도 일부 공장에서 운송 방해가 일어나고 있어 전체 출하량이 평시에 견줘 감소한 수준”이라며 “4대 정유사(에스케이·지에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차량 가운데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파악되어, 파업이 길어지면 주유소 휘발유·경유 등 공급 차질이 예상된다”고 했다.
정부는 주요 물류거점에 경찰력을 배치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차량의 운행을 지원하고 있다. 군위탁 컨테이너 수송 차량 등 대체 운송수단도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국토부는 “전날 밤 11시49분께 부산 신선대 부두에서 운행 차량 앞유리에 계란이 투척되는 불법행위가 발생해 경찰병력이 배치됐다”고도 밝혔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