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물가로 지갑 형편이 어려워진 고객을 잡기 위해 ''두마리 후라이드 치킨'' 9990원 판매 등 유통업계의 '최저가…초저가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최저가 행사 안내문. 2022.7.28 연합뉴스
지난 3분기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 수준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전분기 대비 0.7% 줄었다. 국민경제 전반에 걸친 물가 상승 흐름 속에 원화 가치 약세와 수입에너지 가격 오름세 등으로 수입물가가 크게 뛰면서 2분기에 이어 감소 추세를 지속한 것이다. 교역조건 악화가 소득 감소로 이어지면서 민간 소비지출 등 내수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잠정치)은 전 분기에 비해 0.7% 줄어든 465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468조4천억원·1분기 대비 -1.3%)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 감소했다. 실질 국민총소득은 기업을 포함한 국민이 국내 및 국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실질 국내총생산에 수출입 물가 등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하고 국외에서 노동·자본투입으로 벌어들인 국외순수취 요소 소득을 더해 산출한다.
3분기에 실질 국외순수취 요소 소득은 2분기보다 증가했으나, 환율 및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수입물가가 급등하면서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익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은은 “무역에서 교환되는 상품간의 상대가격 변화에 따른 구매력 변동분을 보여주는 무역거래 손익이 크게 줄어 국민총소득이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0.3%)을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은 0.3%로 집계됐다. 10월27일 공개된 속보치와 같다. 그러나 실질 무역손익이 크게 줄어든 탓에 실질 국내총소득(GDI·국내총생산+무역손익)은 1.3% 감소했다.
3분기는 올해 기조적 물가 상승세가 최고조에 이른 시점이다. 실질(상품가격 변동분 제외)이 아니라 물가 변동분을 포함한 명목 지수로 보면 3분기 명목 국민총소득은 546조원으로 2분기 대비 0.1% 감소에 그쳤다. 명목 국내총생산액이 2분기 대비 0.4% 감소했으나, 명목 국외순수취 요소 소득이 증가해 명목 국내총생산 성장률보다 국민총소득 감소폭이 작아졌다.
3분기 국민총처분가능소득 545조3천억원 중에서 최종소비지출 366조8천억원을 뺀 총저축액 비율(총저축율)은 32.7%로 2분기보다 1.5%포인트 낮아졌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에서 설비투자 등 총자본형성 1883조3천억원이 차지하는 비율인 국내총투자율은 34.5%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이날 “4분기에 우리 경제가 소폭 마이너스 성장하더라도 연간 2.6%(한은 전망치) 성장은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