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과 무역 적자 누적 흐름 속에서도 한국의 수출·무역 규모는 커지며 국제 비교에서 순위가 올라가고 있다. 무역협회는 올해 수출과 무역액 모두 세계 6위로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한국의 무역액은 1조2595억달러(수출 6444억달러+수입 6151억달러)로 세계 8위였다. 전년보다 한 단계 오른 수준으로, 프랑스(7위) 바로 뒤이며, 이탈리아(9위), 영국(10위) 앞이었다. 수출 순위는 전년과 동일하게 7위였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무역의 날’을 맞은 5일 한국의 수출·무역 규모 세계 순위가 지난해보다 높아져 각각 6위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1~9월 기준 세계무역기구(WTO) 국제 비교 자료에 바탕을 둔 관측이다. 이 기간 한국의 수출은 지난해보다 12.2% 늘어난 5247억달러였다.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이 수출 순위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다음으로는 이탈리아, 벨기에, 홍콩, 프랑스가 뒤를 잇는다.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제조업 경쟁국으로 꼽히는 독일(1.8%), 일본(-0.02%), 이탈리아(7.7%)보다 높다.
무역협회는 올해 우리나라 연간 수출과 수입은 지난해보다 각각 7.1%, 19.5% 늘어난 6900억달러, 73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에는 대외환경 악화 탓에 수출은 6624억달러, 수입은 6762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식 개회사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2년 연속 6천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교역 규모도 두 단계 도약할 전망”이라며 “무역 강국의 위상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구 회장은 “이런 성과에도 무역수지의 적자 반전은 조속히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무역수지 개선을 이루기 위해 에너지 과소비 구조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무역진흥 유공자 597명에 대한 포상과 수출 기업 1780개사에 대한 ‘수출의 탑’ 시상이 이뤄졌다. 무역적자 흐름에서도 수출 실적은 비교적 양호해 수출의 탑 수상기업(1780개사)은 지난해에 견줘 207개사, 1백만달러 수출의 탑 수상기업(535개사)은 19개사 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최고액인 1200억달러 수출의 탑 상을 받았다. 지난해 1100억달러 탑을 수상한지 1년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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