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11월까지 대 미국 김치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산 김치 가격 상승 등으로 저가의 중국산 김치 수입액도 함께 불어나며 올해 한국의 연간 김치 무역수지(전체 수출액-수입액)는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올해 1∼11월 대미 김치 수출액이 267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7%(50만달러) 늘었다고 밝혔다. 역대 1∼11월 누적 수출액 기준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다. 같은 기간 대미 김치 수출 물량도 7991톤(t)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연간 대미 김치 수출액은 2018년 900만달러에서 2019년 1480만달러, 2020년 2300만달러, 지난해 2820만달러로 늘어났다. 농식품부는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케이(K)팝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전통 발효 식품인 김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버지니아·뉴욕·워싱턴디시(DC) 주 정부는 ‘김치의 날’을 제정한 바 있다.
다만 올해 들어 김치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난 까닭에 전체 김치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를 보면 올해 1∼10월 김치 수출액은 1억1864만달러, 수입액은 1억4152만달러로 약 2288만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12.8% 줄고, 수입액은 30%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김치 무역수지는 1917만달러 흑자를 내며 2009년(2305만달러 흑자) 이후 1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시기 한국 김치가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며, 대외 수출이 급증하는 반사이익을 누린 셈이다. 하지만 올해는 김치 수출이 주춤하고, 국산 김치 가격 상승 등으로 수입이 늘어나며 연간 무역수지도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미국에서 다양한 홍보 활동을 통해 김치 수출 확대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는 6일 김치 수출협의회 회원사들과 미국 워싱턴디시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김치 홍보 행사를 한다. 7일에는 워싱턴디시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한국 발효 식품 토론회를 열어 국산 발효 식품을 소개하고 시식 행사를 할 예정이다. 또 이달 8월부터 내년 2월까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함께 한남체인·한양마켓·케이마켓 등 미국 유통매장에서 김치·장류 등 우리 농식품 판매 촉진 행사를 열기로 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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