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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이창용 “한국, 올해는 고유가 고통 덜 받아…내년엔 반대”

등록 2022-12-20 17:01수정 2022-12-20 18:56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은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은 제공

“유가가 많이 올라갈 때 (한국은) 고통을 덜 받았기 때문에 유가가 떨어질 때는 반대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이 내년 전기요금 인상을 감안해 물가 전망치를 재조정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올해 한국은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을 인위적으로 눌러둔 만큼, 내년에는 물가 고통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가와 경기 사이에 선 한은의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0일 물가안정 설명회를 열어 “(지난달 경제전망을 내놓은) 뒤에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내년 1월에 다시 전망치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제전망을 조정한 지 불과 한달 만에 사실상 재조정을 예고한 것이다. 지난달 24일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 경제성장률은 1.7%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일단 내년 ‘공공요금발 인플레이션’이 덮칠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전기요금 인상률은 기존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것이 확실시된다. 이 총재는 “내년 중 전기요금 인상 폭은 11월 전망 당시의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내년 전기요금 인상률이 올해 수준일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물가 전망치(3.6%)를 산출한 바 있다. 전기요금 인상 폭의 확대는 내년 물가 전망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떨어지고 있는 국제유가에 따른 물가 안정세도 국내에서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올해 배럴당 130달러대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최근 70달러대로 내려온 상태지만,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그 효과를 일부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고유가 국면에서 37%까지 확대했던 유류세 인하 폭을 내년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져도 국내 기름값은 덜 하락하는 효과가 난다.

내년에는 올해 미뤄뒀던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고통이 본격화하는 셈이다. 이는 주요 국가들에 견줘 양호했던 국내 물가 상황이 내년에는 반대로 더 나쁠 수 있음을 뜻한다. 특히 전기·가스 요금 인상 등은 생산비용을 끌어올려 물가 전반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경기 악화와 소비 둔화에 따른 물가 하락 효과도 상쇄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 총재는 유류세 인하 폭 축소와 공공요금 인상 등을 언급하며 “(올해까지는) 정부가 공공요금의 인상을 자제시킴으로써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줬다”며 “앞으로는 공공요금이 현실화, 정상화될 필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결국 물가와 경기 사이에 선 한국은행의 정교한 대응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경기가 나빠지는 한편 고물가가 지속되면 한은의 통화정책을 두고 ‘과잉 긴축’과 ‘과소 대응’ 논란이 동시에 일 것으로 보인다. 한은 내부에서는 경제 불확실성이 이례적으로 높아지면서 쉽사리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30분가량 진행된 설명회에서 이 총재는 ‘불확실성’이란 단어만 8번 이상 언급했다.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정책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에둘러 토로한 셈이다.

이 총재는 “내년 물가 오름세의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데이터를 보면서) 정교하게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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