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보험연구원 주최로 열린 ‘실손의료보험 정상화를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토론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윤연정 기자
케이비(KB)손보와 현대해상은 2%, 메리츠화재는 2.5%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실손의료보험료는 평균 8.9% 인상된다.
21일 보험업계 말을 종합하면, 자동차보험 시장 85%를 점유한 삼성화재∙현대해상∙디비(DB)손보∙케이비(KB)손보 등 손해보험사 ‘빅4’ 가운데 케이비·현대·메리츠는 이날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을 이처럼 결정하고 내년 2월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삼성화재와 디비(DB)손보, 롯데손보는 조만간 구체적 인하율을 공개할 예정이다. 케이비와 현대는 지난 4월 각각 1.4%, 1.2%를 인하한 바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차량 운행량 및 사고 감소로 개선된 손해율을 반영한 것이었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은 고물가 대응을 위해 손보업계에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압박해왔다.
손보사(자동차보험 판매사 11곳, 캐롯손보 제외)의 올 1~11월 누계 평균 손해율은 85.2%다. ‘빅4’의 경우는 평균 79.6%여서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력이 더 크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발생손해액을 경과보험료로 나눈 비율로 수치가 낮으면 보험사 손해가 적다는 의미다. 보험업계에서는 적정 손해율을 80%가량으로 보고 있다.
실손의료보험료는 내년 1월부터 평균 8.9% 인상된다고 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가 이날 발표했다. 실손보험 1~4세대(판매 시기에 따른 구분) 가운데 이번에 처음 보험료가 조정되는 3세대 실손보험은 평균 14% 오른다. 1세대와 2세대는 각각 평균 6%, 9% 인상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출시된 4세대 보험료는 오르지 않는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의 적자 폭이 크다는 이유로 두 자릿수 인상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에서 고객들의 경제적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어서 가파른 인상을 하기는 어렵다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험연구원 집계를 보면, 올 상반기 기준 1~4세대 실손보험 전체의 평균 손해율은 127.9%였다. 1세대가 141.9%, 2세대 123.8%, 3세대는 129.3%였다. 손해율이 130%라면 보험사는 가입자에게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130원을 지급해 30원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협회가 이날 공개한 인상률은 평균치이다. 구체적인 인상 수준은 보험계약 갱신 때 개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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