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 종사자 10명 중 4명가량이 최근 6개월간 교통사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무리한 운전’ 때문이었다. 이들은 노동 여건 개선을 위해 배달 수수료 체계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2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사업(배달업) 실태 조사’ 중 주요 6개 도시 배달 종사자 1200명 대상의 면접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배달 종사자 10명 중 4.3명은 최근 6개월간 교통사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사고 원인은 ‘촉박한 배달 시간에 따른 무리한 운전’ 때문이라는 응답이 42.8%(중복응답 가능)였고, ‘상대 운전자의 미숙 또는 부주의’(41.4%), ‘배달을 많이 하기 위한 무리한 운전’(32.2%)도 주요 사고 원인으로 꼽혔다.
이들은 노동 여건 개선을 위해 배달 수수료 체계 개선(43.8%)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고, 이어서 노동자 지위 인정(13.7%), 갑질 완화(12.9%), 위험 보상(12.5%) 등도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배달 종사자들은 월평균 25.3일 일하며 평균 381만원을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95만원은 보험료·렌탈료 등으로 지출해 순소득은 286만원이었다. 서울 배달 종사자의 순소득이 31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306만원), 광주(274만원), 대전(267만원), 부산(227만원), 대구(220만원) 순이었다. 하루 평균 배달 건수는 주중 37.4건, 주말 42.3건이었고, 평균 운행 거리는 주중 103㎞, 주말 117㎞였다.
배달 종사자는 2019년 상반기 11만9626명에서 올해 상반기 23만7188명으로 11만7562명(101%) 늘었다. 배달업체로는 소비자와 음식점을 중개하는 주문중개 플랫폼이 37개, 음식점과 지역 배달대행업체를 중개하는 배달대행 플랫폼이 51개 운영되고 있다. 각 지역 배달대행업체는 7794곳이다.
음식배달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소비자 지불 배달료는 평균 2천원대가 57%로 가장 많았고, 3천원대는 31%였다. 소비자의 66%는 단건 배송을 선호했고, 주문 20∼30분 안에 음식이 도착하는 것을 가장 선호(50%)했다.
이번 정부 조사는, 지난해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제정 이후 음식 배달 종사자, 지역 배달대행업체, 배달 플랫폼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첫 실태 조사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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