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수서역 승강장에 고속열차 SRT이 정차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수서고속철도(SRT)를 운행하는 에스알(SR)이 운행 차질이 빚어졌던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열차를 이용한 승객 10만명에게 운임할인권을 지급한다. 이번 운행 차질은 열차가 지나는 터널 천장에서 부직포가 전차선에 떨어지며 전기 공급이 차단된 데 따른 것으로, 열차 총 150여대의 운행이 이틀간 지연됐다.
에스알은 1일 보도자료를 내어 이틀간 열차이용에 불편을 겪은 고객에게 지연 배상금과 별도로 30% 운임할인권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할인권 지급 대상은 지난달 30일 오후 5시부터 31일까지 에스알티를 이용한 고객 10만명이다. 열차를 정상적으로 이용한 승객도 포함이다. 이종국 에스알 대표는 “전차선 단전사고로 장시간 열차 이용에 큰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에스알티의 안전 운행을 저해하는 모든 문제점에 대해 근본적이고 강력한 안전관리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열차 지연은 지난달 30일 오후 5시3분께 충남 천안아산역과 경기 평택 지제역 사이에 있는 통복터널에서 상행선 전차선에 전기 공급이 중단돼 발생했다. 전기 공급은 5시간 만에 복구됐지만, 열차 지연은 31일까지 이어졌다. 복구 전까지 상행선 구간이 막히며 상·하행선 열차가 하행선 한 선로를 나눠 사용하며 생긴 지연운행이 뒤로도 줄줄이 이어진 까닭이다. 에스알티 45대뿐 아니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고속열차 케이티엑스(KTX) 110대도 지연운행됐다. 가장 지연이 심했던 열차는 2시간10분 늦어졌다.
초동 조사결과 전기 공급이 중단된 것은, 통복터널 누수 하자공사에 쓰인 방수용 부직포가 터널 천장에서 전차선으로 떨어졌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 에스알티 열차 32대 가운데 17대의 주력변환장치 (모터블록) 가 고장났는데 , 이 역시 선로에 떨어진 부직포 조각이 열차로 빨려들어갔기 때문이란 추정이 나온다 . 이 구간 공사는 국가철도공단의 발주를 받은 지에스 (GS)건설이 지난해 10월24일부터 맡아 하고 있다 .
열차가 정상운행되고 있지만, 에스알티의 경우 대체 열차가 투입되면서 미리 표를 예약한 승객의 좌석이 변경될 수 있다. 고장 차량에 대해서는 사고 발생 직후부터 코레일과 외부 전문인력, 제작사 등이 합동으로 밤샘 복구 작업을 벌였다. 에스알은 자체 차량 중정비 역량이 없다. 아울러 투입할 수 있는 에스알티 차량이 부족해 코레일의 케이티엑스 2대(에스알티 기준으로는 4대)가 긴급 지원됐다.
국토교통부는 민간자문단 점검을 통해 통복터널 하자보수 공사의 책임 소재와 열차 지연 원인을 파악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철도안전법 등 규정 위반이 확인될 경우 관계자를 엄중히 조처할 예정이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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