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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뷰티 마케팅 vs 폐업 1100곳…마스크에 웃고 우는 업체들

등록 2023-01-30 14:11수정 2023-01-30 20:14

유통업계, 색조화장품 판촉 나서…판매량 20% ↑
마스크업계 “1천곳 폐업·좀비화…정부 대책 필요”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 전환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고객이 화장품을 테스트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 전환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고객이 화장품을 테스트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테스터 제품은 마스크를 벗고 직접 발라보셔도 됩니다.”

30일 낮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씨제이(CJ)올리브영 매장. 직원이 친절하게 안내를 했다. 매장 안에선 손님들이 립스틱과 아이섀도 등을 손등과 입술에 직접 발라보며 색깔을 고르고 있었다. 20대 직장인 조이나씨는 “아무래도 화려한 색조 화장품에 눈길이 가는데, 마스크 벗고 입술 발색을 볼 수 있어 편하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이 2년3개월 만에 이 날부터 해제되면서 업계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본격적인 색조 화장품 판촉전에 나서며 활기를 띠는 반면, 마스크 업계는 “산업의 존폐 기로”라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화장품 업계는 물론 백화점·홈쇼핑·이커머스 등 유통업체들은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3~14일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멤버십 ‘에이치(H)포인’  회원을 대상으로 16개 매장 뷰티 브랜드에서 구매하는 금액에 따라 플러스포인트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또 여의도 더현대서울 1층에서는 3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나스 메이크업 쇼와 팝업 행사를, 9~12일에는 디올 뷰티 팝업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코스메틱 마일리지’ 행사를 벌인다. 제휴카드를 써 3월31일까지 마일리지를 적립한 고객에게 4월에 신세계 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발길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강남점에서는 다음달 15~ 21일 입생로랑 신제품 ‘뉴 벨벳 틴트'를 선보이는 대형 팝업스토어를 열고, 메이크업 쇼도 진행한다. 다음달 10~19일에는 약 7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코스메틱 페어를 모든 점포에서 연다.

씨제이올리브영은 30일부터 매장에서 고객이 모든 테스터를 자유롭게 발라볼 수 있도록 허용하며 고객 끌기에 나섰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실외 마스크만 해제된 지난해 5~12월 색조 매출이 전년 대비 55%나 증가하는 등 마스크 해제 영향이 컸다”며 “전면 노마스크 시대를 맞아 늘어나는 수요를 잡기 위해 업계에서 관련 행사가 크게 늘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지난 2~20일 색조 화장품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25%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각각 21.6%, 25.8%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마스크 업계는 울상이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제조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는데, 실내 마스크마저 해제되면서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탓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통계를 보면, 2020년 1월 137개였던 마스크 제조 업체는 지난해 3월 기준 1683개까지 늘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코로나19 특수’를 타고 뛰어든 영세·소규모 업체들이다. 실제로 1600여개 업체 가운데 이미 문을 닫거나 사실상 ‘좀비’ 상태인 업체가 많아, 현재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480여개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때 한 장에 3천~4천원 하던 케이에프(KF)94 마스크는 현재 120~150원대에 팔리고 있다.

여력이 있는 중견기업들은 이미 출구전략을 세웠다. 마스크 브랜드 아에르를 선보였던 씨앤투스 등은 마스크 필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기청정기, 진공청소기, 자동차 에어컨 등에 들어가는 ‘에어 필터’와 샤워기·싱크대 수전 등에 사용되는 필터 생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문제는 영세·소규모 업체들이다.

한국마스크산업협회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중견기업은 사업 다각화에 나서 자동차 에어컨 필터나 위생용품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영세업체는 줄도산할 수밖에 없다”며 “마스크 부자재를 만드는 협력업체를 포함해 현재 1천여개의 관련 업체가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정부의 지원과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미 ‘국가 전략사업’으로 판명이 난 마스크 제조업을 국가가 나서 보호·관리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마스크산업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마스크 제조 공장들이 크게 늘어났고, 생산량 증대를 위해 값이 싼 중국산 마스크 필터를 대량 수입한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수출을 위한 인증 관리·갱신은 물론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르는 대규모 재난 사태에 대비해 국가 차원의 수요 예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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