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우 공급 과잉에 따른 도매가격 급락을 막기 위해 농협 할인 판매를 통한 한우 수요 촉진, 수출 확대 정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내용의 한우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달 한우 도매가격은 1킬로그램(kg)당 1만5904원으로 1년 전에 견줘 20.4%, 평년 대비로도 16.5% 하락했다. 올해 한우 사육 마릿수가 역대 최대인 약 358만두에 이르고, 도매가격과 직결된 한우 도축 마릿수는 내년까지 증가세가 예상되는 등 공급과잉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인건비와 운영비, 마진 등 유통 비용을 반영한 한우 소매가격은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쳐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불만인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한우 공급 물량이 지난해보다 2만4천톤(t) 늘어날 것으로 보고 수요 촉진 정책을 통해 한우 도매가격을 떠받치기로 했다. 한우 수요를 늘려 도매가격 폭락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 980곳에서 연중 전국 평균가격 대비 20% 낮은 금액에 한우를 팔기로 했다. 한우 소비 비수기에도 부위에 따라 최대 50%까지 추가 할인 행사를 벌여 대형마트 등의 한우 소매가격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김정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소비 촉진을 위해 한우 농가가 조성한 한우 자조금 약 180억원을 투입하고, 정부 예산 등 추가 재정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 급식·가공업체가 기존 재료를 한우로 대체하면 추가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정책도 확대한다. 오는 5월 한국이 구제역 백신 접종 청정국 지위를 얻는 것을 계기로 올해 한우 수출 물량을 홍콩·말레이시아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약 44톤)보다 많은 200톤까지 늘리도록 홍보 행사, 수출 물류비 보조 등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또 한우 농가 사료 구매 자금 등 정책 자금 지원을 강화하고, 가축 담보 대출 취급 기관을 기존 농협은행에서 지역 농·축협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장기 수급 안정을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계획한 암소 감축 규모를 기존 9만마리에서 14만마리로 늘려잡고, 도매업자·가공업체·축산 계열화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축산물 납품 가격 신고 제도를 도입해 가격 공개를 통한 유통 비용 절감을 유도하는 방안도 담았다.
김 실장은 “암소를 예정대로 14만두 감축하면 오는 2025년쯤에는 한우 도매가격이 어느 정도 회복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