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한국판 챗GPT·청와대 관광까지…전략 안 보이는 ‘영끌 로드맵’

등록 2023-02-20 17:40수정 2023-02-21 15:00

정부, ‘신성장 4.0 전략 로드맵’ 발표
게티이미지뱅크.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2년 뒤인 오는 2025년 한국의 상공에 전기 배터리를 부착하고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날아다닌다. 2026∼2027년 로봇과 드론이 무인 택배를 하고, 전국에 인공지능(AI)과 로봇·드론을 이용한 스마트 물류센터 100곳이 들어선다. 오는 2026년까지 ‘2의 50제곱’ 규모의 정보를 연산할 수 있는 50큐비트 양자컴퓨터 및 세계 최초로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2030년 이전에 이른바 ‘꿈의 통신’이라는 6세대 이동통신(6G)을 상용화한다.
이는 정부가 20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발표한 ‘신성장 4.0 전략 로드맵’의 미래 청사진이다. 농업·제조업·정보기술(IT)에 이은 신기술(4.0) 15대 프로젝트 육성을 윤석열 정부의 대표 성장 정책으로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기존에 민간 기업과 각 부처가 하던 사업에 청와대 관광까지 끌어모은 ‘백화점식 정책’ 나열인데다, 한국만의 특화된 ‘선택과 집중’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날 발표한 로드맵은 지난해 말 첫선을 보인 윤 정부 신성장 전략의 올해 및 향후 연도별 추진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추 부총리는 회의에서 “미래형 모빌리티, 스마트 물류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올해 추진 계획을 마련해 올해 중 30여개 세부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드맵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우주 탐사, 양자 컴퓨터, 첨단 재생 의료, 소형모듈원전(SMR), 에이아이, 차세대 물류, 탄소 중립 도시, 스마트 농어업, 스마트 그리드(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전력망 시스템) 등 첨단 기술 분야의 정부 지원 정책과 추진 일정을 집대성했다. 청와대 및 남부권 관광, 한류 투어 개발 등 신기술과 무관한 관광 정책도 끼워 넣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는 우선 최근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챗지피티(ChatGPT)를 계기로 주목받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육성 및 활용하기로 했다. 먼저 ‘한국판 챗지피티’ 개발을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초거대 인공지능(대용량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차세대 인공지능) 개발용 데이터 분석에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게 저작권법 개정을 추진하고, 중소기업·대학 등의 초거대 인공지능 활용을 신규 지원할 계획이다.

오는 6월 돌봄·교육·의료 등 민생 현안에 인공지능 제품과 서비스를 도입하는 ‘전국민 에이아이 일상화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병원·기업 등 의료 및 산업 현장의 인공지능 도입도 지원할 방침이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인공지능 반도체를 이용한 데이터센터 구축도 올해 본격 추진한다.

또 오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8월부터 전남 고흥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 실증 사업을 시작하고, 6월 이내에 누리호 3차 발사를 추진한다. 20큐비트 양자 컴퓨터 개발과 시연 시기는 올해 하반기로 앞당기고, 올해 상반기 중 5천억원 규모 케이(K)-바이오백신 펀드를 조성해 백신·치료제 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스마트 물류, 통신망 육성에도 힘을 실었다. 올해부터 아파트 단지 로봇 배송 실증 사업 개시, 무인 배송 법제화, 안전 기준 마련 등에 나서고, 6세대이동통신 상용화 목표를 기존 2030년에서 최대 2년까지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로드맵은 부처별로 기존에 발표한 신산업 육성 정책을 한데 모아 신성장 4.0 전략이라는 정책 브랜드로 포장한 것이다. 그러나 민간 거대 자본을 중심으로 에이아이·우주 산업 등에서 한국보다 훨씬 앞서나가는 외국에 견줘 한국만의 특화한 신산업 육성 정책이 담기지는 않았다. 한 예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챗지피티 개발사인 미국 ‘오픈에이아이(AI)’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최대 100억달러(약 13조원)로, 삼성전자 올해 투자액의 4분의 1에 이른다. 국내 인공지능 등 기술 기업들 사이에선 한국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외국 초거대 기업과는 다른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나온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금융당국, 업비트 일부 영업정지 처분 통보…“최종 제재안은 아냐” 1.

금융당국, 업비트 일부 영업정지 처분 통보…“최종 제재안은 아냐”

중국 전기차 마침내 한국 상륙…공격적 가격 내세워 2.

중국 전기차 마침내 한국 상륙…공격적 가격 내세워

고환율에 수입산 연어·쇠고기도 비싸서 못 사먹겠네 3.

고환율에 수입산 연어·쇠고기도 비싸서 못 사먹겠네

[속보] 한은, 기준금리 3.00%로 동결 4.

[속보] 한은, 기준금리 3.00%로 동결

연세대 심은지 교수팀, 화학 반응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한다! 5.

연세대 심은지 교수팀, 화학 반응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