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파트너 찾기’에 기업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케이티는 서울로봇고등학교에서 로봇과 인공지능을 아우르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한다고 22일 발표했다. 케이티 제공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규모 투자를 한 오픈에이아이(AI)의 인공지능 챗봇 ‘챗지피티(ChatGPT)’ 열풍이 3개월째 전세계를 휘감고 있는 가운데, 국내 통신·정보기술 기업들도 앞다퉈 ‘인공지능 시대 파트너’ 물색에 나서고 있다. 특히 거대 빅테크 기업과 인공지능 기술력을 앞세운 스타트업들과의 결합이 활발하다.
케이티(KT)는 인공지능 합성데이터 전문업체 씨엔에이아이(CNAI)와 ‘영상·이미지 생성 인공지능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케이티는 지난해 7월에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휴멜로’와 손잡고, 인간의 감정을 담은 인공지능 음성합성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보이스 스튜디오’ 서비스를 출시했다. “씨앤에이아이와의 협업으로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영상·이미지 분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글로벌 기업 퀄컴과 손잡았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인공지능 기반 로보틱스 플랫폼 전문업체 인티그리트와 업무협약을 맺고 ‘개방형 로보틱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퀄컴테크놀로지가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각자가 활동하는 공간에 대한 한정된 데이터 처리만 가능한 로봇을 벗어나 로봇 사이에 서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데, 퀄컴이 인공지능 엔진과 로보틱스 플랫폼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글로벌 기업 퀄컴, 인공지능 로보틱스 플랫폼 기업 인티그리트와 손잡고 ‘개방형 로보틱스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두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스타트업 퓨리오사에이아이(AI)와 손잡았다. 국내 포털업체로는 처음으로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을 구축했던 네이버는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해 고전력·고용량 소비를 감당할 수 있는 새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준비 중이다. 네이버는 새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의 가치에 주목해 퓨리오사에이아이 창업 당시부터 지금까지 880억을 투자해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이날 퓨리오사에이아이와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 사전 서비스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인공지능이 문장 속 단어의 뜻을 구별해 분석해주는 영어사전 앱 ‘말해보카 사전’을 개발한 ‘이팝소프트’와 손잡고 서비스를 준비해왔는데, 퓨리오사에이아이와의 협업으로 새 길을 찾았다. 뛰어난 연산 능력에 비해 전력 소모량이 낮은 퓨리오사에이아이의 인공지능 반도체 ‘워보이’ 덕에 기업용 플랫폼 ‘카카오 아이(i) 클라우드’에서 해당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기술 파트너 찾기 경쟁은 ‘미래 기술 인력 확보’ 노력으로 이어진다. 케이티는 카이스트 전산학부 석·박사 과정 학생들과 인공지능 공동 연구 워크숍을 진행했다. 또 서울로봇고등학교에 인공지능 모델링 과정을 개설하고 강좌내용도 직접 설계하는 방식으로 로봇과 인공지능을 아우르는 융합형 기술 인력 양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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