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케이티(KT) 대표(왼쪽)가 '엠더블유시(MWC) 2023’ 개막 첫날인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 내 케이티 전시 부스를 찾아 데니스 앤서니 컨버지 아이시티솔루션즈 최고경영자와 함께 설명을 듣고 있다. 바르셀로나/사진공동취재단
케이티(KT) 이사회가 밝힌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 확정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사외이사 한 명이 또 사임했다.
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벤자민 홍 라이나생명보험 이사회 의장이 케이티 이사회에 사외이사 사임 뜻을 밝혔다. 홍 이사는 지난해 3월 케이티 사외이사로 선임돼, 임기가 2025년 정기주총 때까지였다. 앞서 구현모 대표의 ‘셀프 연임’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1월에는 참여정부 청와대 수석비서관 출신의 이강철 사외이사가
사임한 바 있다.
케이티 차기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여당·대통령실의 압박이 노골화하는 상황에서 사외이사들이 잇따라 사임하는 것을 두고, 케이티 안팎에선 “무책임이 극에 달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케이티 같은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에서는 사외이사들이 외풍을 차단하는 구실을 해줘야 하는데, 거꾸로 먼저 뛰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케이티 새노조 관계자는 “정치권 압박이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사외이사들이야말로 ‘깜깜이 공모·심사’로 사태를 이 지경까지 만든 장본인들인데 최종 후보 확정 바로 전날 사임하는 것은 ‘나는 손을 털겠다’는 것 아닌가. 무책임해도 너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케이티 쪽은 이와 관련해 “이사회가 아직 홍 이사의 사임 의사를 수리하지 않았다. 내일(7일) 오전까지 수리돼 홍 이사가 (최종 후보 선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사회 의결 정족수는 충분해 일정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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