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들어 수출 감소폭이 두 자릿수로 확대되며 수출이 반년 내리 뒷걸음질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들어 누적 무역적자는 지난해보다 4배 가까이 불어나며 200억달러를 돌파했다.
관세청이 13일 발표한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57억9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6.2% 줄었다. 조업 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전년 대비 27.4% 줄면서 감소폭이 더 컸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넘게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 수출 감소율은 지난달(월간 기준 7.5%)보다도 커졌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1.2%나 급감했다. 반도체는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를 보였다. 석유제품(-21.6%), 철강제품(-13.9%), 자동차부품(-11.8%), 무선통신기기(-31.9%) 등 10대 주요 품목 중 반도체를 포함한 9개 품목의 수출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승용차만 수출이 133.7% 늘었다.
수출 대상국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35.3% 줄어들었다. 대중 수출 감소세도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지속한 바 있다. 유럽연합(EU, -6.2%), 베트남(-16.4%), 일본(-7.3%), 싱가포르(-25.9%) 등으로의 수출도 뒷걸음질했다. 반면 미국과 인도 수출은 각각 5.6%, 5.5% 늘어났다.
3월1∼10일 수입액은 207억8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반도체(1.5%)와 기계류(11.8%), 석탄(31.9%) 등이 수입 증가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원유(-3.1%), 가스(-1.9%), 석유제품(-13.5%) 등은 수입이 감소했다.
수출이 큰 폭으로 줄고 수입은 늘며 이 기간 무역적자(수출액-수입액)는 49억9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3억9200만달러 적자)에 견줘 3배 넘게 늘었다. 한국의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적자를 냈다. 1년 넘게 무역적자가 이어지는 건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최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27억7500만달러로 전년(58억6900만달러 적자) 대비 4배에 육박했다.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8억달러)의 약 48%를 석 달도 되지 않아 기록한 셈이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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