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관계자들이 1일 오후 대전조차장역 구간에서 탈선한 부산발 수서행 에스아르티(SRT) 고속열차의 전동차 상태를 살피고 있다. 이 열차는 이날 오후 3시24분 탈선해 승객 11명이 다쳤다. 독자 제공
지난해 대전조차장역 주변 SRT 열차 탈선 사고는 선로 온도가 상승하면서 생긴 선로 변형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선로 유지관리가 미흡했고, 선로 변형이 사고 1시간 전 발견됐는데도 적절한 통제나 보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해 7월1일 오후 3시 20분께 경부고속선 상행선 대전조차장역 주변에서 발생한 SRT 고속열차 궤도이탈 사고 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당시 시속 98㎞로 문제의 선로로 통과하던 열차가 궤도를 이탈하며 승객 11명이 다쳤다.
사고조사위 조사 결과 중계선로 부분에 좌굴(선로가 팽창해 횡방향으로 급격히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 상태서 여러 대의 열차가 해당 선로를 통과하면서 선로 변형이 심화됐다. 중계선로란 일반선과 고속전용선을 잇는 선로로, 일반 선로에 견줘 선로 표면이 더 큰 힘을 받게 되는 등 구조적인 취약점이 있다. 이에 따라 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높은 기온에 선로 온도가 섭씨 50도 이상으로 오르면서 궤도 뒤틀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사고조사위는 밝혔다. 사고 당일은 폭염주의보가 발효될 정도로 기온이 높았다.
사고 발생 약 1시간 전 선행 열차(KTX) 기장이 선로변형을 발견했지만, 적절한 보수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재차 확인됐다. 사고조사위는 적절한 보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관계자가 보고 체계를 준수하지 않았고 점검 위치도 불명확하게 통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사고조사위는 선로에 대한 하절기·일상 순회 점검 등을 적정하게 시행하지 않는 등 선로 유지 관리도 미흡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사고조사위는 비슷한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 국가철도공단에 중계레일 취약점 보완 등 9건의 ‘안전 권고'를 했다. 사고조사위 관계자는 “관계 기관에 조사보고서를 송부해 안전 권고 이행계획 또는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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