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외국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국 제품을 구매하는 ‘역직구’ 금액이 7년여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주로 중국인들이 국내 온라인 면세점에서 사들이는 ‘케이(K) 뷰티’ 화장품 수요가 급감해서다. 반면 국내 소비자의 해외 직구액은 사상 최대액을 찍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2023년 3월 온라인쇼핑동향’을 보면, 올해 1분기 온라인 주문을 통한 해외 직접 판매액은 287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견줘 49.4%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5년 3분기(2684억원)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금액이다. 해외 역직구 규모는 지난 2020년 4분기부터 10개 분기 연속으로 줄고 있다.
지역별로 ‘역직구 큰손’인 대중국 판매액이 전년 대비 62.1% 급감한 1527억원에 그쳤다. 대일본(605억원), 대미국(367억원) 판매액도 각각 16.3%, 28.7% 줄었다. 상품별로는 화장품 판매액이 1407억원으로 60.6% 쪼그라들었다. 김서영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중국의 구매 대리상들이 한국 온라인 면세점에서 주문하는 화장품 판매가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라고 말했다. 다이궁(보따리상)들의 한국산 화장품 온라인 구매 수요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다. 의류·패션 관련 상품과 음반·비디오·악기 판매액이 24.7%, 15.7% 감소한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한국인들의 해외 직구 열기는 뜨거웠다. 1분기 해외 직접 구매액은 1조5984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6.6% 늘었다. 특히 대중국 직구 구매액이 6550억원으로 99.4%나 뛰었다. 한국 사람의 대중 직구액이 중국 사람의 대한국 직구액의 4.3배에 이르는 셈이다. 대일본 구매액도 29.4% 늘었다. 주로 의료·패션 관련 상품 직구가 많았다.
일상 회복에 따라 온라인 거래에서도 외부 활동 관련 거래 규모가 급증하고 코로나19 기간 잘나가던 업종은 부진을 보이는 흐름도 뚜렷하다. 올해 1분기 여행 및 교통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전년 대비 111.7% 늘어난 반면,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10.8% 줄었다.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배달 음식 거래 감소로 매 분기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온라인 거래액 증가율도 지난해 4분기부터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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