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구 국토안전관리원 특수시설관리실장이 19일 노량대교 앵커리지 시설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최종훈 기자
“교량 주변에 안개가 짙게 끼거나 강풍이 불면 그 수준에 따라 통합관리계측시스템 계기판에는 청색, 노랑색, 적색 신호가 단계적으로 깜박거립니다. 그러면 해당 교량 관리자는 언제, 어디서든 즉시 휴대폰을 이용해서도 교량의 교통 안내 전광판에 운전 주의 메시지를 내보낼 수 있습니다.”
강영구 국토안전관리원 특수시설관리실장은 지난 19일 경남 하동군 노량리에 위치한 노량대교 전망대에 올라 노량대교를 비롯한 특수교량(교량 상판이 케이블에 매달려 있는 현수교·사장교)의 안전관리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 지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8년 9월 준공된 노량대교는 경남 남해군 설천면 덕산리와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를 잇는 길이 990m(주탑간 길이 890m)의 4차선 현수교로, 이런 특수교량은 미관이 화려하고 교각 간 거리가 길어 선박 운행도 용이한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상판이 케이블에 매달려 있는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강풍·안개·지진 등에 통행 차량이 큰 영향을 받기에 일반교량보다 좀더 세밀한 관리가 요구된다. 이에 국토교통부의 위탁을 받은 국토안전관리원은 지난 2009년부터 전국 31개 특수교량을 통합관리계측시스템을 통해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통합관리계측시스템은 지진 계측기, 초음파 풍속계, 안개 감지기 등으로 실시간 측정한 수치를 정상·관심·주의·경계·심각 등 5단계로 구분해 알려준다.
특수교량은 6개월마다 정기 안전점검, 2년에 1회는 훨씬 더 정교한 정밀안전점검이 이뤄진다. 이날 국토안전관리원 소속 점검원 2인은 노량대교 하동쪽 구간 지상 148.6m 높이의 주탑에 연결된 케이블 위를 마치 줄타기하듯 걸어 오르면서 육안으로 점검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강 실장은 “최근에는 자체 개발한 소형로봇, 드론을 이용해 점검원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공간의 유지관리 상태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토안전관리원 점검원들이 19일 노량대교 케이블에 오르며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최종훈 기자
이날 국토안전관리원은 노량대교의 케이블을 지탱하는 구조물인 앵커리지 내부를 공개했다. 안전모를 쓰고 들어가보니 무려 6800가닥에 이르는 강철선 묶음(케이블)이 주탑으로 이어져 교량의 하중을 지탱하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국토안전관리원은 앵커리지 시설에 대해선 6개월에 한번씩 정밀 점검하고, 2년에 한 번씩은 케이블의 장력(끌어당기는 힘)이 줄어들지 않았는지 측정하고 있다고 한다.
김일환 국토안전관리원 원장은 “해상 특수교량은 섬 지역 주민들의 편의 증진은 물론 관광객 유치 등 지역발전에도 기여하는 국가의 주요 자산”이라며 “더욱 안전한 교량 관리를 위해 모바일 점검시스템을 포함한 차세대 스마트 유지관리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경남 하동/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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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군 노량리 노량대교 전망대에서 바라본 노량대교 전경. 최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