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달러화를 정리하는 직원. 연합뉴스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과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우리 경제의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주는 단기외채 비율이 높아져 다시 40%대에 진입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를 보면, 1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외채는 1737억달러이며 외환보유고 총액(중앙은행 준비자산)은 4261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외환채무 상환에 쓸수 있는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40.8%로, 지난해 4분기 말보다 1.4%포인트 상승했다.
단기외채 비율은 지난해 2분기 말 10년 만에 최고치인 42.3%로 치솟았다가 3분기(41.1%), 4분기(39.3%)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 1분기에 다시 상승세로 반전하며 40%대로 높아진 것이다.
비율 상승은, 분모인 외환보유액의 1분기 중 증가액(29억달러)보다 분자인 단기외채 증가폭(72억달러)이 더 큰 탓이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커지고 국내 외환시장의 차익거래 유인이 확대되면서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을 중심으로 단기 외화차입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외채의 건전성 지표인 단기외채 비중(대외채무 총액 중 단기외채 비중)도 26.1%로, 전분기 말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단기외채 비중 역시 지난해 2분기 27.9%에서 3분기 26.8%, 4분기 25.0%까지 하락했다가 올해 1분기 상승 전환했다. 유 팀장은 “4월 이후에는 금융 불안이 해소되고 차익거래 유인도 축소되고 있는 만큼 2분기에는 단기외채 비율과 비중 모두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은 국내총생산(GDP)의 46%에 이르고 외환보유액이 세계 9위 수준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1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 잔액은 전분기 말 대비 17억달러 증가한 7730억달러로 집계됐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국내 거주자의 국외투자를 포함한 ‘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 국내투자로 분류되는 ‘대외금융부채’를 뺀 수치이다. 우리나라의 대외채무 총액은 2022년 말 6652억달러에서 올해 1분기 말 6650억달러로 3억달러 감소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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