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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훅 빠진 엔화, 지금 사둘까…주식·예금·환전 ‘너도나도 엔테크’

등록 2023-06-18 19:43수정 2023-06-20 11:22

8년 만에 ‘최저’ 수준
지난 1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연합뉴스
지난 1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연합뉴스

원화 대비 일본 엔화의 가치가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엔화 예금과 일본 주식 투자가 급증하고, 여행 목적 등에 따른 엔화 환전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과 금융투자업계 자료를 종합하면, 최근 한 달 반(5월1일∼6월15일) 사이에 일본 주식 순매수 규모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67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앞선 2년 치(2021년 4월∼올해 4월)의 순매수 규모(한화 약 401억원)보다도 더 많은 수준이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건수는 7757건으로, 올해 1∼4월 월 평균인 5625건을 훌쩍 넘어섰다. 6월 들어서도 15일 현재까지 매수 건수만 이미 5900여건에 이른다.

일본 주식 투자 열풍은 국내 주요 증권사의 엔화 예수금과 일본 주식 평가액의 증가에서도 확인된다. 자본총액 기준 상위 8개 주요 증권사의 엔화 예수금과 일본 주식 평가금액을 합산하면 이달 15일 기준 4조946억2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3조1916억원)보다 28.3% 증가했다. 지난 1월 말(3조4924억5천만원)과 견줘서도 6천억원 이상(17.2%) 늘었다.

엔화 예금도 급증세다. 4대 시중은행(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6978억5900만엔에서 이달 15일 현재 8109억7400만엔으로, 보름 사이에 16%(1131억1400만엔·약 1조243억원) 불어났다. 지난해 6월 말 잔액(5862억3천만엔)에 견줘선 38% 증가한 규모다.

엔화가 싸지면서 일본 여행과 환차익 등을 기대한 엔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4대 은행이 원화를 받고 엔화를 내준 환전액은 모두 301억6700만엔(약 2732억원)으로 4월(228억3900만엔)보다 73억2800만엔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엔화 환전액(62억8500만엔)과 견주면 4.8배나 증가한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본 여행이 급증하면서 엔화 수요가 늘어난 데다 5월 이후에는 엔화 약세 현상이 심해지면서 환차익을 기대하는 엔화 예금이나 현물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엔저 현상이 심화하면서 엔화 환전이나 엔화 표시 금융상품에 대한 금융 소비자의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일 오후 3시 30분 기준 하나은행이 고시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3.82원으로, 2015년 6월26일(905.40원)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앞으로 엔화 향방을 놓고 시장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을 예상하며 미리 엔화를 사두려는 경향이 있는가 하면, 일본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는 한 100엔당 900원선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엔화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기적으로는 원화와 엔화 모두 상하방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특히 5월 이후 국내 외환시장에서 벌어지는 엔화 약세는, 상대적인 원화 강세 때문에 벌어진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5월 이후 원화 강세는 3~4월 약세에 따른 일시적 되돌림 현상이어서 지속되기 어렵고, 엔화 역시 일본과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전환 등 예측하기 힘든 변수들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시에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달러화를 매개로 형성되는 원-엔 재정환율의 미래가 불투명한 만큼 엔화에 대한 섣부른 투자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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