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영화관 사업 곤두박질…CGV, 1조 수혈

“장기적으로 미래 공간사업자 변신”

씨지브이의 특별관 중 하나인 스크린엑스. 씨지브이 제공

씨제이(CJ) 씨지브이(CGV)가 약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해 재무구조 강화와 미래 사업 강화에 나선다. 코로나19 시기 악화한 재무상황을 개선하고, 영화 상영 중심의 사업구조를 고쳐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공간 사업자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이다.

씨지브이는 20일 이사회를 열어 총 5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청약은 9월 초에 진행한다. 주관사로는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씨제이주식회사는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 약 600억원가량 참여할 계획이며, 이와 별도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회사인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현물 출자한다. 현물 출자 가액은 법원 인가를 통해 확정되며, 현재 회계법인 평가액은 약 4500억원이다. 유상증자 규모와 합하면 약 1조원가량의 자본을 확충하는 셈이다.

씨제이주식회사는 이날 씨제이 씨지브이 유상증자 결정에 따른 공정공시를 통해 씨지브이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씨지브이 관계자는 “영화 관람객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포디엑스(4DX), 스크린엑스(X) 등 특별관과 콘서트 실황, 스포츠 경기 등 대안 콘텐츠에 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며 “극장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지속해서 제공하고 미래 신사업 발굴을 통한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포디엑스, 스크린엑스 등 특별관 매출 비중은 2019년 16%에서 현재 31%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더해 비티에스(BTS)영화, 임영웅 콘서트, 스포츠 경기 실황 등 대안 콘텐츠 역시 큰 관심을 끌며, 지난 5월에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42만명)을 넘어섰다.

씨지브이는 신사업 분야에서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와의 시너지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씨지브이 관계자는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가 보유한 아이티·인공지능 기술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스마트시네마 구축 등 운영 효율화를 꾀하고 브이에프엑스(VFX)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데 이어 극장 운영과 광고 시스템 솔루션 사업 등을 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씨지브이의 이번 유상증자를 놓고 코로나19 이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재무상태를 개선하고자 그룹 차원에서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씨지브이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936억원, 영업손실 141억을 기록했다. 일상회복으로 국내 특별관 관객이 늘고,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요 국가에서 관람객이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 1분기에 견줘서 매출은 76.3%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408억원이 줄었다.

이에 대해 씨제이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는 단순히 악화에 따른 자금 수혈이 아니다”라며 “씨지브이가 지난 1998년 외환위기라는 어려운 여건에서 출발해 한국영화 전성기를 이끈 것처럼, 앞으로는 극장의 미래를 제시하는 새로운 공간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