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생산·소비·투자 등 3대 산업지표가 석 달 만에 일제히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반도체 수출 부진 등으로 본격적인 경기 반등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국내 전체 산업 생산은 한 달 전에 견줘 1.3% 늘었다. 4월 -1.3%에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이 3.2% 늘며 전체 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자동차와 반도체 생산이 각각 8.7%, 4.4% 늘었다. 반면 스마트폰 등 통신·방송장비는 16.9% 줄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에도 생산이 증가한 (반도체)품목도 있다”며 “감산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제조업 재고는 반도체와 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0.6% 늘었다. 다만 출하 개선으로 재고율(제품 출하 대비 재고 비율)은 전월 대비 6.8%포인트 내렸다. 전월에 견주면 공장에 쌓이는 제품보다 팔려나간 제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은 0.1% 줄며 3개월 연속 뒷걸음질했다. 외부 활동 재개로 지난 2월 큰 폭의 호조세를 보였던 숙박·음식점업이 주춤한 영향이다.
반면 5월 소매 판매는 0.4%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평년보다 이른 더위 등으로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늘고, 신발·가방·음식료품 등도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설비 투자도 3.5% 늘며 두 달 내리 증가했다. 통계상 투자로 잡히는 항공기 수입 확대 등의 영향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오르며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했다. 6∼9개월 뒤 경기 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반년 내내 하락했으나 지난달 보합(0)으로 돌아섰다. 김 심의관은 “지난달 광공업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로는 7.3% 감소하는 등 장기적인 흐름을 보면 아직 회복이 덜 된 상태”라며 “선행 지표로 볼 수 있는 수출 측면에서도 아직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신호가 없는 등 아직까지는 반등이 뚜렷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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