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구가 저출산 여파로 2041년 5천만명을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25∼49살 성인 남성의 절반가량이 결혼 경험이 없을 만큼 미혼이 대세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5~49살 똑같은 연령대 구간에서 남성과 여성의 성별 ‘미혼’ 비율이 14%포인트나 큰 차이를 보였다.
통계청은 11일 이런 내용의 ‘저출산과 우리 사회의 변화’ 자료를 펴냈다. ‘인구의 날’을 맞아 기존 통계들을 다시 가공한 것이다. 국내 인구는 2020년 5183만6239명(7월1일 연앙인구 기준·이하 동일)으로 정점으로 찍은 뒤 매년 감소해 오는 2041년엔 4999만8451명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후에도 인구 감소세가 지속해 2066년 3957만4865명으로 4천만명대마저 무너져 오는 2070년엔 3765만5867명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올해 인구(5155만8034명)와 비교하면 26.9% 줄어든 것으로, 전체 인구 4명 중 1명이 사라지는 셈이다. 세계 인구가 올해 80억5천만명에서 2070년 103억명으로 불어나리라는 전망과 대조적이다.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24만9천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48만5천명)에 견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 출산율은 2012년 1.3명에서 지난해 0.78명으로 뒷걸음질했다.
법적 혼인 상태가 아닌 혼외자 출생아 수는 2021년 770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2.9%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2001년 1.3%에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결혼 기피 현상도 심하다. 25∼49살 남성 중 미혼 비율은 2020년 47.1%로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이 비율은 2010년 35.3%에서 10년 만에 11.8%포인트 올라갔다. 25∼49살 여성 중 미혼 비율도 2010년 22.6%에서 2020년 32.9%로 늘었다. 똑같은 연령대 구간에서 남성과 여성의 미혼 비율이 큰 차이를 보인 셈이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여성이 자신보다 더 나이가 많은 50살 이상 남성과 결혼하는 비율이 높아졌다기보다는, 그것도 어느정도 영향이 있긴 하지만 남성이 나이들어서까지 아예 결혼을 안하는 사람이 많아진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2천건으로 1970년(29만5천건) 대비 34.9% 급감했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3.7살, 여자가 31.3살이다.
여성의 경제 활동은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5살 이상 여성 중 경제 활동 인구(구직 활동한 실업자 포함)를 뜻하는 경제 활동 참가율은 54.6%로 2020년에 견줘 5.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53.2%보다 소폭 높다.
15∼54살 기혼 여성 중 결혼·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뒤 현재도 미취업 상태인 경력 단절 여성은 지난해 139만7천명으로 2014년(216만4천명) 대비 35.4% 감소했다. 그러나 경력 단절 이유로 ‘육아’를 꼽은 비율은 2014년 29.2%에서 지난해 42.7%로 오히려 확대됐다. 여성의 육아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15살 이상 외국인 상주(91일 이상) 인구 수는 130만2천명으로 2012년보다 33만8천명 늘었고, 다문화 가구는 2021년 기준 38만5천가구로 전체 가구의 1.7%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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