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연동 롯데면세점이 유커들로 붐비고 있다.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6년여 만에 회복된다는 소식에, 항공업계·관광업계는 일제히 반기는 분위기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10일 “국제선 중 가장 회복이 느렸던 노선이 중국이다. 한국 단체 여행이 허용된다면 상반기 대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 단체 관광을 허용하지 않는 탓에, 항공사들은 수요가 적은 한-중 노선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올해 상반기(1~6월) 국토교통부 항공통계 국제선 여객 수를 보면, 한-중 국제선 이용객(홍콩·마카오·대만 제외) 회복율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21% 정도에 머물러 일본·미주등 7개 지역 가운데 회복률이 가장 낮았다.
면세점 업계도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유커’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단체 관광객 전용 라운지라던가 택스 리펀 등 쇼핑 편의를 위해 안내 데스크를 마련하고 있다”며 “단체 관광객이 객단가가 높아 매출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광고 모델 팬미팅을 일본·동남아에서 중국인 대상으로 확대하고 중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유니온페이, 알리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 할인행사도 더 넓히려고 한다”고 했다.
다만 한국 관광 수요가 단시간에 급격히 늘지 않을 것으로 보고 2~3개월 동안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읽힌다. 관광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살아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일단 오는 10월 초 중국 국경절 연휴 분위기를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또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인바운드(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객) 수요가 늘어난다 해도, 아웃바운드(한국에서 중국으로 나가는 여객) 수요와 균형이 맞아야 항공기가 왕복 운항할 수 있다. 현재 운항 중인 노선의 수요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 수요가 한쪽만 일방적으로 늘어나는 경우는 없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늘면, 양국간 분위기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항공 공급석도 늘어 한국인의 중국 관광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국 문화여유부는 누리집에 올린 ‘중국 국민의 해외여행 관련 세번째 통지’를 통해 한국 등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이날부터 허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인 단체여행 허용 국가는 한국·미국·일본·터키·독일·영국 등 78개국이었다. 한국에 대한 단체여행이 공식 허용된 것은 코로나 이후 3년7개월 만이고, 중국인들이 주변 눈치를 안 보고 한국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은 한-중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을 빚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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