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1%%]

기상이변 등에 따른 국제 식량수급 불안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28일 ‘국내외 식료품물가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 보고서에서 최근 국내 집중 호우와 폭염 등 기상여건 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흑해 곡물협정 중단과 일부 국가의 식량수출 제한이 겹치면서 물가 불안 요인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국내 식료품 물가 추이를 보면 최근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지금까지 누적된 가격 상승률도 소비자물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식료품 물가 불안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이다. 영국의 식료품 물가가 4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세계 주요국에서도 지난해 이후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은은 이런 국내외 식료품 물가의 높은 상승세는 각국의 작황 및 수급 상황 불안과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 및 비료 공급의 차질, 인도 등 일부 국가의 식량 수출 제한, 엘니뇨와 같은 이상기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중장기적으로 엘니뇨와 이상기후가 국제 식량 가격의 가장 큰 상방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 때문에 국제 식량 가격의 변동은 곡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물가에 크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엘니뇨 기간 이후에는 국제 식량 가격 상승기가 나타났는데, 해수면 온도가 예년 대비 1℃ 상승할 때 평균적으로 1∼2년의 시차를 두고 국제 식량 가격은 5~7% 올라갔다. 또한 국제 식량 가격의 상승은 국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에는 8~11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됐다.

보고서는 “식료품과 외식 물가는 하방경직성과 지속성이 높고 소비자 체감물가와의 연관성도 높다는 점에서 국내 물가 둔화 흐름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식료품 물가는 가계지출 중 식료품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부담이 증대하고 실질구매력이 축소될 수 있는 만큼 향후 흐름과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