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약 7만명 줄며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한 달 전에 견줘 감소폭이 2배가량 커진 것으로 제조업 고용에 낀 먹구름이 짙어지는 양상이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44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9천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 1월 3만5천명이 줄며 감소세로 전환한 뒤 8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지난 6월엔 감소폭이 1만명으로 줄어들기도 했지만, 7월에 3만5천명 감소로 확대됐고 8월엔 한 달 만에 감소폭이 2배가량 커졌다.
제조업 생산·수출 부진이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고용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부품·컴퓨터 제조업과 전기장비 제조업,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에서 취업자 수가 많이 줄었다”며 “수출이 좋지 않은 업종에서 취업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향후 제조업 취업자 수 흐름은 수출 경기 회복 여부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 부진 영향이 적지 않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연구팀장은 “현재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세는 중국 경기 상황하고 긴밀히 연결돼 있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향후 우리 제조업 고용 상황을 전망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기저효과부터 걷히길 기다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8월 제조업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24만명이나 늘었던 것이 올 8월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폭 확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기저효과를 강조하는 기재부도 “제조업 고용부진에 계속 유의하고 있다”며 “시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2867만8천명)는 돌봄 수요와 외부 활동 증가 등에 힘입어 1년 전에 견줘 26만8천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 수는 늘었으나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 고용은 악화한 셈이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6월까지는 매달 30만∼40만명 규모였지만, 7월 21만1천명으로 크게 줄었다가, 8월에 20만명대 중반을 넘어서며 고용시장이 다소 회복된 모습이다. 서은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집중호우로 축소됐던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지난달부터 다시 확대됐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13만8천명이 늘어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12만1천명이 늘어난 숙박 및 음식점업이 전체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끌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는 39만3천명 늘어난 반면에, 일용근로자는 14만9천명 줄었다.
연령별로 보면 60살 이상에서 취업자가 30만4천명 늘고, 청년층(15∼29살)과 40대에서 취업자 수가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 수 감소폭은 10만3천명, 40대는 6만9천명이다. 청년층은 10개월, 40대는 14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8월 실업자는 57만3천명으로 1년 전에 견줘 4만1천명 감소해 역대 최소 규모였다. 실업률은 2.0%로 0.1%포인트 내려갔고, 15∼64살 고용률은 69.6%로 0.7%포인트 올라갔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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