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국제유가에…수입물가 1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향후 1~3개월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 우려

서울 시내 한 주요소. 연합뉴스

국제유가 급등에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8월 수입물가가 1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수입물가는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탓에 9월 이후 물가 불안이 우려된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35.96(2015년=100)을 기록하며 전달보다 4.4% 올랐다. 이는 지난해 3월(7.6%)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서는 7.6% 하락했지만, 전월(-11.5%)보다는 내림세가 크게 둔화했다.

수입물가의 전월 대비 증감률은 지난 5월(-3.1%)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뒤 6월(-3.9%)까지 두 달 연속 떨어지다가 7월 0.2%에 이어 강한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7월 배럴당 80.45달러에서 8월 배럴당 86.45달러로 7.5% 상승했다. 이에 따라 원유 등이 포함된 원재료 수입물가는 지난달 전월 대비 7.2% 오르고, 석유·화학제품 등 중간재도 3.7% 상승했다.

원화 가치 하락도 수입물가지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8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21.54원으로 7월 평균(1283.22원)보다 3.0%(38.32원) 상승했다. 원자재를 중심으로 달러가 중심인 계약통화보다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의 오름 폭이 더 컸다. 가령 계약통화 기준 원유 수입물가는 7.1% 올랐는데, 원화 기준으로는 10.2% 상승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통상 수입물가는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며 “다만 정부의 물가 대책이나 기업 경영 여건에 따라 가격 전가 속도와 폭이 달라지는 만큼 앞으로 물가 흐름을 정확히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8월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는 117.52로 전월 대비 4.2% 상승했다. 역시 2개월 연속 오름세이며, 지난해 2월 기록한 6.2%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환율 요인을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1.9%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7.9% 하락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