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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기간제·시간제 다 늘었는데…비정규직 ‘양과 질’ 모두 개선?

등록 2023-10-24 18:08수정 2023-10-25 02:47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양과 질 모두 개선.”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3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담긴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지표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평가다. 비정규직 규모와 비중이 모두 감소했고 임금 등 근로여건이 개선됐다는 게 그 근거다. 하지만 단정적으로 개선됐다고 표현하는 건 무리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적잖다.

먼저 기간제·시간제 노동자는 규모와 비중 모두 늘었다. 기간제가 전체 임금노동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9%로 1년 전과 비교해 0.3%포인트 증가했다. 기간제 비중은 2017년 14.6%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단기간 계약을 맺고 일하는 기간제는 비정규직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비정규직 노동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간제 노동자가 전체 임금노동자 5명 중 1명 이상이라는 점에서 기간제 남용을 막기 위한 대책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시간제 비중도 올해 17.6%(전체 임금근로자 대비)로 한 해 전보다 0.6%포인트 증가했다. 이 비중도 2017년 13.3%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시간제 노동자 증가는 60살 이상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 8월 시간제 노동자 증가분(전년 8월 대비 18만6천명) 가운데 60살 이상 여성이 62.4%(11만6천명)를 차지한다.

시간제 일자리는 일·가정 양립과 노인 일자리 제공이라는 부분에서 일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질 나쁜 일자리로 꼽힌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업종별로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이 아닌데도 시간제 노동자가 늘어난다는 건 일자리의 질이 나빠지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비록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규모가 감소했으나, ‘개선됐다’고 표현하기엔 찝찝한 구석이 있다. 전체 숫자를 끌어내린 건 건설업이다. 건설업 비정규직 노동자는 올해 8월 74만8천명으로, 1년 전에 견줘 9만7천명 감소했다.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올해 7월에 집중호우가 있었고, 8월에 회복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해당 부분이 통계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올해 집중호우 때 건설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건설 현장 비정규직 노동자가 적었다는 뜻이다. 비정규직 감소는 일자리 시장의 구조적·질적 개선이 아닌 일시적 요인에 따른 착시 효과에 가깝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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