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9일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서울 아파트단지. 연합뉴스.
중앙정부의 대규모 국세 세수 결손 탓에 지방교부세(내국세의 19.24% 자동 할당) 수입이 이미 대폭 쪼그라든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세인 재산세 수입에서도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인해 추가적인 재원 부족에 시달리게 됐다.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재산세는 대표적인 지방세수 세목이다. 종부세는 국가가 걷어 지자체에 전액 분배하고, 재산세는 지자체가 직접 걷어 쓴다. 물론 둘다 공시가격이 세액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토교통부가 21일 주택·토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동결하면서 내년 재산세와 종부세 세수는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주택가격 하락 흐름에 따라 공시가격 급락이 예상됐는데도 공정시장가액비율 하향과 공시가격 현실화율 하향, 보유세 기본공제 상향, 보유세 세율 하향 조정 등이 1년 동안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일부 주택은 공시가격이 2020년 이전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 분명해, 내년에 큰폭의 지방세 세수 감소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9월 재추계한 올해 종부세 세입은 연간 4조7천억원인데, 9월까지 1조8천억원 걷히는 데 그쳤다. 지난해 재산세 세수는 총 16조3천억원이다. 이번 동결이 내년도 재산세 세수 규모에 미칠 영향은 아직 추산하기 어렵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공시가율을 동결하면 지자체 세수가 줄어들게 된다”며 ”인심은 중앙정부가 쓰고 피해는 지방정부가 입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도 감세를 추진한 정부가 많았지만 지자체를 위한 세수보전 대책은 내놓았는데, 지금 정부처럼 지자체에 모두 떠넘기는 건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보유세 실효세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0.17%(2019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개 나라 평균(0.30%)보다 낮았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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