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상품수출도 지난달 1년2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경상수지가 6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경상수지 흑자는 전달보다 13억8천만달러 늘어난 68억달러로 집계됐다고 8일 발표했다. 지난 5월(19억3천만달러) 흑자로 돌아선 경상수지는 7월부터는 증가폭을 더욱 키우며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10월 흑자 규모는 월간으로는 지난 2021년 10월(79억달러) 이후 2년 만에 가장 크다.
다만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33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73억7천만달러)보다 40억달러(14.6%) 작다. 임금·배당·이자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에서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17억7천만달러(76.6%)나 증가한 282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상품수지 흑자 증가폭이 약 24억달러에 그치고 국외여행 증가 등으로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11억4천만달러 더 커지면서 전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감소한 것이다.
한은은 연말까지 수출 증가세에 탄력이 붙어 올해 연간 경상수지는 지난해 흑자액(298억3천만달러)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경상수지는 전년(852억3천만달러)보다 무려 554억달러나 줄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며, 지난 2011년(166억4천만달러)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을 낸 바 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0월 이후 뚜렷해진 수출 개선 흐름 등을 봐서는 한은이 전망치로 제시한 연간 300억달러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연말로 가면 에너지 수입 수요가 늘어나고 국외여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변수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10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나눠보면, 상품수지에서 53억5천만달러를 흑자를 내 4월 이후 7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상품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7.6% 늘어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반면에, 수입은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한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4.3% 줄어 지난 3월부터 시작된 감소세를 8개월째 지속했다. 서비스수지는 10월에 12억5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9월(-31억9천만달러)보다는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9월에 9억7천만달러 적자를 낸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6억4천만달러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 부장은 “중국 관광객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지만 그 빈 자리를 동남아 지역이나 일본 등 여타 국가에서 메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본원소득수지는 국내 기업의 국외 출자회사 배당 유입 증가 등에 힘입어 27억7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달(15억7천만달러)보다 흑자폭이 커졌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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