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실리콘밸리의 애플 사옥 조감도 모형이에요. 이걸 아이패드로 촬영해보면 이렇게 나무와 회사 모습이 나타나고 모니터를 터치해 지붕을 들어올리면 건물 안까지 보입니다. 신기하죠? 이게 곧 출시될 ‘비전 프로’는 훨씬 더 신기한 모습일 겁니다.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말이죠.”
흐린 하늘에 비가 내린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애플 본사에는 평일 낮시간인데도 방문자들이 몰렸다. 애플 본사의 방문자 센터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한 직원은 너무 거대해 ‘애플 파크(공원)’라 부르는 회사 조감도를 애플의 태플릿 아이패드를 통해 감상하도록 도우며 이같이 말했다.
이제 열흘 뒤면 공개될 ‘비전 프로’에 대한 기대감과 긴장감이 뒤섞였다. 한 방문객은 “2월이면 이곳에 ‘비전 프로’가 전시돼 사람이 훨씬 더 북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전 판매의 인기로 애플 본사의 애플스토어에서조차 출시 초기에 ‘비전 프로’를 바로 구입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안은 더 강화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애플의 한 직원은 “최근 애플 본사는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직원 외에는 그 누구의 출입도 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22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 자리에 복귀했다. 지난 12일 엠에스에 1위 자리 내준 지 6거래일만이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22% 오른 193.89달러(25만9812원)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2조9980억달러에 달했고 장중 한 때 3조달러를 넘기도 했다.
애플의 주가 상승은 다음달 2일 출시를 예고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의 사전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금요일이었던 지난 19일부터 ‘비전 프로’의 사전 판매를 시작했다. 대만의 궈밍치 티에프(TF)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말사이 16만~18만대의 비전 프로가 판매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예측한 ‘비전 프로’의 올해 출하량(50~60만대)의 3분의 1에 이르는 규모다.
비전 프로의 가격은 256GB(기가바이트) 저장용량 기준 3499달러(467만원), 512GB와 1TB(테라바이트)는 각각 3699달러와 3899달러다. 제품 케이스(199달러)와 배터리(199달러), 매직 키보드(99달러) 등 부가 제품까지 더하면 4천 달러가 넘는다.
실리콘밸리/ 글·사진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