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5% 이상 보유 주요 종목 등락률
주식시장 ‘큰 손’ 상승장서 공격적 투자 명성
주요 보유종목 지수보다 더 큰 폭락 ‘최하위권’
증권사 “단기 수익률 악화일뿐” 입단속 분주
주요 보유종목 지수보다 더 큰 폭락 ‘최하위권’
증권사 “단기 수익률 악화일뿐” 입단속 분주
주식 시장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던 미래에셋이 최근 주가가 폭락하면서 시험대에 올랐다. 미래에셋이 대량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상승장에서 공격적 투자로 좋은 성과를 낸 미래에셋이 하락장에서는 어떤 식으로 위기를 극복할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수탁고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주식시장의 최대 큰 손이다. 미래에셋이 유가증권시장에서 5% 이상 보유한 종목만 무려 30개에 이른다. 그런데 이들 종목들의 주가는 올들어 시장 하락률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미래에셋을 궁지로 몰아 넣었다.
이 운용사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30개 상장사는 올들어 평균 18.34%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14.36%)보다 3.98%포인트 더 빠졌다. SK케미칼(-36.03%)과 삼성물산(-31.94%)은 30% 이상 폭락했으며, 두산(-28.93%), GS건설(-27.56%), 현대중공업(-29.49%) 등은 20% 넘게 떨어졌다. 미래에셋이 5% 이상 보유한 종목 가운데 오른 종목은 호텔신라(17.78%)와 동아제약(0.30%)뿐이다.
대량 보유한 종목들이 급락하면서 지난해 상승장에서 펀드 수익률 상위 자리를 독차지하던 미래에셋의 펀드들도 최근 맥을 못추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조정장 이후로는 수익률 하위 펀드에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서 집계한 설정액 100억원 이상(610개)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을 봐도 수익률 상위 20개 펀드에 미래에셋 펀드는 없다. 오히려 하위 50~60위 안에 대거 포진해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시 호황기에 공격적인 투자 방식으로 위력을 발휘했던 미래에셋이 주가가 급락하면서 위기에 처했다”며 “근본문제는 고객자금이 미래에셋 쪽으로만 쏠려 힘의 균형이 깨진 것이며, 이런 상태에서 미래에셋이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국내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이 미래에셋으로 쏠리자 미래에셋은 증권사 ‘입단속’에 나서는 등 긴장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은 31일 각 증권사에 “앞으로 메신저를 통해 특정 운용사의 보유 종목 매매 정보를 유포시킨 증권사가 발견되면 해당 법인영업부에 책임을 묻겠으니 각별히 신경 써달라”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최근의 상황에 대해 “미래에셋의 장기적인 성과를 봐달라”고 말했다. 구 사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006년과 2007년에도 단기적으로 미래에셋의 수익률이 안좋을 때가 많았다”며 “미래에셋이 투자한 종목들은 느닷없이 투자한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짜서 1~4년 전부터 투자해 온 것이었고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외 증시가 하반기 정도 되면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본다”며 “미국의 경우 가계 부채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금리인하가 시간을 두고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중국도 상반기가 지나면 긴축 정책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중국 수혜주 등에 대한 중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으로 본다”며 “펀드 투자는 장기적으로 해야 성과가 나오므로 투자자들도 이를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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