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강명헌, 김대식, 최도성.
강명헌·김대식·최도성 모두 교수 출신
‘친 한은계’ 7명중 4명…큰 변화 없을듯
‘친 한은계’ 7명중 4명…큰 변화 없을듯
오는 20일 임기가 끝나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세 명의 후임자가 결정됨에 따라 향후 통화·금리 정책 방향에 대한 금융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새 금통위 위원으로 강명헌(54) 단국대 교수, 김대식(62) 중앙대 교수, 최도성(56) 서울대 교수를 내정했다. 강 교수는 기획재정부 장관, 김 교수는 한국은행 총재, 최 교수는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추천을 각각 받았다. 이들 위원은 20일 정식으로 임명돼, 다음달 8일 회의 때부터 금리조정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산업조직론을 전공한 강 교수는 대선 때 이 대통령의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였던 바른정책연구원의 정책실장을 맡았으며, 출자총액 제한제와 같은 대기업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해 왔다. 김 교수는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논문을 주로 썼으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한다. 최 교수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 시정 자문단 경제분과에 참여하면서 인연을 맺었으며, 한국재무학회장과 한국증권학회장을 역임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기획재정부와 한은이 ‘성장이냐 물가냐’를 두고 의견충돌을 빚어 옴에 따라, 누가 새 금통위 위원으로 선정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워 온 터였다. 금통위의 새 진용을 놓고 보면, 지금까지 통화·금리 정책의 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통위는 당연직 위원인 이성태 한은 총재와 이승일 한은 부총재, 한은 출신인 심훈 위원(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추천)에 한은 총재 추천의 김 교수까지 더하면 4 대 3으로 한은 쪽 인사가 여전히 수적 우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1979년 말부터 3년 가까이 한은에서 근무한 적이 있고, 93∼96년 한은 고문 교수를 맡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김 교수는 통화 및 금융 전문가로 한은의 정책에 대한 공감대가 있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이해가 깊다”고 말했다. 또 현 위원 가운데 관료 출신인 박봉흠 위원(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추천)도 ‘중립적 인사’로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은이 통화·금리 정책을 수립하고 운용하는 데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지난 1월 한 일간지에 실은 ‘금리 왜 내려야 하는가’라는 기고문에서 “앞으로 금리정책은 국내외 금리 차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조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해, 앞으로 금통위에서 정부 쪽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교과서적인 주장을 했을 뿐이고 당장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3명의 신임 위원 모두 한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통화, 금리정책에선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중립적인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금통위가 성장과 물가 사이에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황상철 권태호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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