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승(사진)
SK쪽 “고문 역할…경영 복귀 아냐”
손길승(사진) 전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에스케이텔레콤 명예회장으로 4년여 만에 그룹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케이그룹 관계자는 7일 “이달 말 그룹 정기인사에서 손 전 회장을 에스케이텔레콤 명예회장으로 복귀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그룹의 오늘을 만드는 데 기여도가 큰 원로에 대한 예우와 더불어 경제위기 상황을 맞아 손 전 회장이 그동안 쌓아온 경영 노하우를 사장하지 말고 체계적으로 그룹경영에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인사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에스케이는 손 전 회장의 퇴임 뒤에도 종종 경영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회장에 준하는 대우를 해왔다”며 “특별히 역할이 달라진 건 없고 모호했던 손 전 회장의 지위를 이번 기회에 확실히 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에스케이 쪽은 “손 전 회장이 경영자문과 일정한 대외활동을 할 수는 있겠지만 경영에 직접 관여하거나 책임을 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의 복귀가 에스케이 경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손 전 회장은 2004년 에스케이글로벌(현 에스케이네트웍스) 분식회계 사건 이후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었다. 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에게 어떤 형태로든 부담을 주기 싫어해 서린동 에스케이 빌딩에는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에스케이그룹은 손 전 회장에게 독자적인 사무공간을 만들어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1965년 선경그룹에 입사한 손 전 회장은 최종현 전 회장 타계 후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과 함께 그룹의 쌍두마차로 2003년까지 기업경영에 주력했다. 분식회계 사건 뒤 징역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던 그는 올해 8·15 광복절 특사로 최태원 회장과 함께 사면됐다. 손 전 회장은 8월26일 열린 고 최종현 회장 10주기 추모식의 추모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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